다쏘시스템 델미아 오르템스로 제조 혁신…이즈파크, AI 기반 APS 도입사례 소개
유라코퍼레이션, 델미아 오르템스 도입 후 업무효율 개선
AI 기반 APS 솔루션으로 제조업 생산관리 패러다임 변화
“엑셀 혹은 수기 파일 대신 APS 솔루션을 도입했습니다. 생산계획이 최적화됐고 업무 시간 50% 단축됐습니다.”
이정훈 이즈파크 팀장의 말이다. 그는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3D익스피리언스 컨퍼런스 코리아 2025’ 델미아(DELMIA) 세미나에서 델미아 오르템스(Ortems) 생산계획 최적화에 대해 소개했다.
◇ 엑셀 지옥에서 벗어나다
이정훈 팀장은 유라코퍼레이션의 사례를 들었다. 자동차용 전선, 커넥터, 릴레이 등 부품을 생산하는 전장부품 기업이다. 유라코퍼레이션의 평택 전장사업본부에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전형적인 제조업체의 고민을 해결한 사례 중 하나다.
프로젝트 착수 유라코퍼레이션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영업팀의 판매계획부터 생산팀의 일정 수립, 구매팀의 자재 발주까지 모든 과정이 엑셀 파일로 이뤄졌다. 부서 간 정보는 이메일로 주고받았고, 생산계획의 정확성과 추적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 팀장은 “각 부서가 서로 다른 엑셀 파일로 작업하다 보니 정보가 단절되고, 생산계획 수립에만 며칠씩 걸렸다”며 “급작스러운 고객 요구 변경이 있으면 모든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했다”고 설명했다.
해결책은 APS(Advanced Planning & Scheduling) 시스템이었다. APS는 기존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Enterprise Resource Planning)나 자재소요량 계획 시스템(Material Requirements Planning) 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어 실제 공장 상황과 다양한 제약 조건을 반영해 최적의 생산계획을 자동으로 수립하는 시스템이다.
이즈파크는 지난 2023년 7월부터 약 6개월간 유라코퍼레이션에 델미아 오르템스 솔루션을 도입했다. 가장 큰 변화는 모든 정보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된 것이다.
과거 영업팀이 엑셀로 관리하던 판매계획과 고객 주문 정보는 모두 ERP 시스템에 입력되도록 했다. 이에 생산관리팀은 더 이상 여러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수동으로 수집할 필요가 없어졌다. 구매팀 역시 생산계획이 수립되는 순간 필요한 자재 소요량이 자동으로 계산돼 구매계획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
◇ AI가 최적 계획 구상
델미아 오르템스의 핵심은 AI 기반 최적화 엔진이다. 이 시스템은 설비 효율성, 작업 간 준비시간, 자재 소요량, 비정기 설비 정지 등 수십 가지 제약 조건을 동시에 고려해 최적의 생산 순서를 찾아낸다.
주목할 점은 다양한 정책을 조합해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 납기일을 우선시할지, 설비 효율을 높일지, 재고를 최소화할지 등 여러 가지 목표를 동시에 고려한 맞춤형 해답을 제시한다.
이 팀장은 “과거에는 경험 많은 생산관리자가 며칠 동안 고민해서 만든 계획도 돌발 상황이 생기면 무용지물이었다”면서 “이제는 몇 분 안에 여러 시나리오를 비교해보고 최적안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1년여 기간동안 운영해본 결과 효과는 뚜렷했다. 가장 큰 성과는 시간 단축이었다. 과거 생산계획 수립과 관련 업무에 소요되던 시간이 50% 이상 줄었다. 정보 현황 파악이나 데이터 정리 시간도 단축됐다.
또한 부서 간 정보 공유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면서 협업이 크게 개선됐다. 판매계획과 생산계획이 자동으로 연동되어 영업팀과 생산팀 간 소통 문제도 해결됐다.
무엇보다 급작스러운 고객 요구 변경이나 설비 고장 등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큰 변화라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과거에는 하루 이상 걸리던 계획 수정이 이제는 몇 시간 안에 완료된다.
◇ 정확한 데이터가 성패 좌우
하지만 APS 도입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 팀장은 가장 큰 걸림돌은 ‘기준 정보’라고 강조했다. APS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제품 정보, 공정 정보, 설비 정보, BOM(부품 구성표) 등 방대한 기준 데이터가 정확해야 한다.
이 팀장은 “많은 제조업체가 이런 기준 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우리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씀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두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기존 데이터를 정비하는 접근법이다. 원데이 워크샵을 통해 현황을 진단하고 기준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오르템스에 내장된 데이터 관리 프로그램을 활용해 처음부터 새롭게 구축하는 방법이다.
이즈파크는 지난 2009년 설립 이후 1000여 개 고객사에 스마트 제조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임직원 200여 명 중 70%가 기술자로 구성된 기술 전문 기업이다. 다쏘시스템의 글로벌 엔지니어링 솔루션과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 AI 매칭 기능을 결합해 설계부터 물류까지 전 과정을 연결하는 통합 제조 운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팀장은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특히 생산계획 최적화는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핵심 역량이다”고 말했다. 이어 “체계적인 현황 진단과 단계적 접근, 그리고 무엇보다 데이터 정합성 확보가 성공의 열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