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강세 놀유니버스 글로벌사업 총괄 “여가 전문성·인프라 기반으로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 나서”
개인화·경험·기술의 삼박자... 놀유니버스가 그리는 '여행 2.0' 시대

“여행은 더 이상 풍경을 보는 ‘sight-seeing’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life-seeing’이다. 개인의 취향에 맞춘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디지틀조선일보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여행 2.0 시대,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주제로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국내 여행 산업의 변화와 미래를 조망하는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일환으로 야놀자와 인터파크트리플의 통합 법인인 놀유니버스에서 글로벌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강세 총괄을 만나 인바운드 관광의 현주소와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김강세 놀유니버스 글로벌사업 총괄은 맥킨지 앤 컴퍼니, 마스터카드, 한화그룹 등에서 전사전략을 수립하고 신사업을 개발했다. 여행 산업의 문제를 기술을 통해 해결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야놀자 그룹에 합류한 후, 야놀자와 인터파크트리플의 최고전략책임자를 맡아 한국 여행 플랫폼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현재는 놀유니버스 신규 통합 법인에서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맡고 있다.
여행 2.0은 개인화, 경험, 기술의 삼박자가
어우러진 새로운 패러다임
Q. '여행 2.0'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나.
여행 2.0은 크게 3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개인화'다. 단체가 아닌 개인 여행객 중심의 변화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고, 이제는 단순히 '혼자, 소수로 여행한다'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취향과 관심에 맞는 여행을 추구하고, 이를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둘째는 '경험'이다. 개인화와 연계되어 이제 여행은 모두 같은 관광지를 방문하고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에 맞는 경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경험은 현지의 음식일 수도 있고, 축제에 참여하거나,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일 수도 있다. 풍경이 아닌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고(Life-seeing, NOT sight-seeing), 각자의 일상을 떠나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의 삶을 짧게라도 경험하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셋째는 '기술'이다. 개인의 취향에 기반한 경험은 결국 기술의 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초행길도 쉽게 찾아가고, 현지의 식당을 예약하고, 콘서트를 관람하고,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일련의 과정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쉬워졌고, AI로 대변되는 기술의 발전은 이런 추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인바운드 관광
팬데믹에서 회복 중이지만 여전히 과제 남아
Q. 최근 몇 년간 인바운드 관광 시장의 변화와 현재 회복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나.
글로벌 여행 시장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113% 회복했으나, 방한 여행 시장 회복률은 2019년 대비 94% 수준에 그쳤으며, 관광 수지 역시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바운드 방한 관광객의 회복세는 지속 중이며, 2024년 1,634만명에서 2025년 1,873만명으로 성장하여 2029년 1,75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관광은 한국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 외에도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 수출 증대 등 국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산업인만큼, 현재 방한 관광 수요 및 글로벌 여행 트렌드를 기반으로 전략적인 대응과 정책적 지원 및 사회적 협력이 필요한 때이다.
Q. 현재 한국 인바운드 관광이 직면한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관광 관련 거버넌스와 육성이다. 교통 문제는 광역 단위에서 풀어야 하지만, 이를 담당할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또한, 단순 관광객 수 수치 늘리기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고 지자체 간 불필요한 경쟁을 유도할 수도 있다. 콘텐츠, 인프라(예: 대형 공연장, 다국어 언어 서비스 등)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둘째는 지역 편중이다. 현재 방한 관광은 서울에 크게 집중되어 있어 지방의 다양한 문화와 놀거리를 경험할 기회가 제한적이다. 이는 특히 재방문율 저하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며, 이로 인해 관광객들이 한국의 다양한 지역을 경험하는 데 한계가 생긴다.
Q. 최근 주목할 만한 인바운드 관광 트렌드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
5가지 글로벌 트렌드를 'DREAM'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해 볼 수 있다.
D는 'Destination of Live Events'로, 콘서트, 페스티벌, 스포츠 등 라이브 이벤트가 중심이 되는 여행을 의미한다. 2040 젊은 세대 개인여행객들을 중심으로 여행을 통해 현지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놀유니버스의 외국인 전용 티켓 예매 서비스 '인터파크글로벌'에서 아이돌 콘서트, 페스티벌, 뮤지컬, e-스포츠 판매율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K-pop 콘서트의 경우 2023년 방한 관람 외국인이 2024년에 재구매한 비율이 약 10%를 상회할 정도로, 본인이 관심있는 영역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을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R은 'Remote Hidden Gems'로, 숨은 지역과 재미를 찾는 트렌드이다. 젊은 세대들은 새로운 여행지를 발견하는 데 흥미를 느끼며, 최근 트리플 코리아 이용 현황을 살펴봤을 때 인스타그램 카페, 식당, 패션/코스메틱 팝업스토어 등 국내 젊은 세대에게 인기 있는 장소와 놀거리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다. 이렇게 로컬과 같은 경험을 하는 것, Sight-seeing이 아닌 Life-seeing을 하고자 하는 욕구는 다양하게 드러나고, 이를 지방여행으로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E는 'Elevated Wellness'로, 웰니스, 미용, 건강의 추구를 말한다. 쇼핑이나 일반적인 관광 외에도 색다른 힐링 경험을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도 많아짐에 따라 촌캉스(농촌 체험), 등산/하이킹, 미식 체험 등 여행 상품들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당사 채널뿐 아니라 글로벌 OTA에서 판매되는 상위 상품들을 볼 때, 프리미엄 마사지나 스파 상품의 수요가 증가했으며, 방한 전에 미리 원하는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2023년 한 해 동안 외국인 미용 의료를 받은 외국인 환자 수가 35만 명을 돌파했다.
A는 'AI-Enhanced Travel'로, AI를 통한 여행 변화를 의미한다. 혁신 기술을 활용한 자동 번역 서비스, AI 기반 맞춤형 일정 생성 및 추천 등 다양한 서비스는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놀유니버스는 한국여행에 있어 압도적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 유의미한 변화가 기대된다.
M은 'Merged Business and Leisure'로, 출장과 여가의 결합을 말한다. 출장 기간 전후로 여가를 위한 여행을 붙이는 트렌드는 지속 확대되고 있으며, 서울, 부산 등 MICE 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지역들이 MICE 유치뿐 아니라 행사 전후에 여가 여행을 결합하는 옵션을 제공하는 것은 특히 원거리 국가의 여행객들에게 한국 관광을 경험하고 재방문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Q.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를 위한 놀유니버스의 구체적인 전략이 궁금하다.
우리는 놀유니버스의 강점에 집중해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첫째는 문화 경험 상품 부문에서 우리는 한국의 선도 엔터 티켓 사업자로, '인터파크글로벌 by NOL'을 통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해외 고객들에게 콘서트, 뮤지컬, 스포츠, 전시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의 회원수는 지난 1년간 3배, 구매 티켓수는 1.7배 증가했다. 이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여 콘서트 등 이미 활성화된 장르 외에 뮤지컬(1.3배 성장), 스포츠, 전시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 상품을 발견하고 여행 중 경험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둘째는 숙박, 레저 등 다양한 투어 상품과의 결합이다. 한국의 선도 여행 플랫폼으로서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 있는 여행 상품을 연계하여 판매하는 것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공연과 숙박을 연계한 'Play&Stay' 패키지는 론칭 후 작년 1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했다.
셋째는 데이터를 활용한 AI 기술이다. "Travel like a local"을 기대하는 고객들에게 의미있는 추천과 꿀팁을 제공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시선은 물론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장소와 여행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그리고 "더 쉽게, 한국의 숨은 보석 찾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숨은 보석을 발견할 수 있게 할 것인가는, 한국 관광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두 가지 축, 근거리 방문객(중국, 일본, 대만, 홍콩, 동남아시아 등)의 재방문과 원거리 방문객(미주, 유럽, 중동 등)의 재방문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서울, 부산 등 잘 알려진 관광지의 숨은 보석과 지방 도시 등 관광지 자체를 알리는 노력을 우리 플랫폼을 통해 효과적으로 수행하여, K-POP을 넘어선 한국 문화와, 서울/부산을 넘어선 다른 관광지를 활성화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 뚜렷한 인바운드 사업자가 없는 상황,
놀유니버스가 그 역할 할 것Q. 2025년 놀유니버스 인바운드 사업의 주요 목표와 방향성은 무엇인가.
놀유니버스가 인바운드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 뚜렷한 인바운드 사업자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중소 해외 여행사가 개별적으로 패키지 한국 관광을 진행했는데, 이 경우 한국 관광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질 수밖에 없고 실제적으로 우리나라 경제에 기여하는 바도 적다.
시장 내 OTA가 등장하고 있지만, 예약만 중개해서는 한국 관광에 대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없다. 놀유니버스는 숙박과 레저, 엔터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경험을 중시하는 여행 트렌드에 발맞춰 K-팝, K-콘텐츠 관련 상품을 개발할 역량이 충분하다. 또한 인바운드 관광은 우리나라의 저출생, 인구/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주요 전략으로는 상품 및 서비스 확대가 있다. K-pop을 필두로 우리나라의 문화, 역사, 엔터테인먼트, 레저 등 차별화 포인트를 담은 상품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에 AI, 혁신 기술 기반의 개인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확충해 만족스러운 방한 여행 경험을 전달하고 재방문율까지 제고할 계획이다. 추후에는 미용 의료 관광, 블레저(비즈니스와 레저의 결합) 관광객들을 위한 상품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선진 IT 기술과 빠른 문화 진화로
차별화된 경험 제공할 것
Q. 지속 가능성과 로컬 경험이 강조되는 여행 트렌드 속에서, 한국 인바운드 관광이 차별화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첫째로 '선진 IT 기술'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배달, 택시 호출, 결제 등 편리한 서비스가 많으나 아직 외국인들에게까지 편리하게 변환돼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기술을 관광 분야에 적극 도입해, 외국인 관광객도 더욱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는 빠른 문화 진화와 융합이다. 한국은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하는 문화적 트렌드를 가지고 있다. K-팝, K-드라마, K-뷰티 등 글로벌하게 인기 있는 콘텐츠를 활용해 독특한 문화 체험을 제공할 수 있다. K-팝 댄스 워크숍, 드라마 촬영지 투어, 한국 전통 문화와 현대 문화가 결합된 체험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관광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Q. 여행 2.0 시대에 맞춰 놀유니버스가 추진하는 스마트 관광 인프라가 있다면.
공연 얼굴패스, 해외 결제 시스템 개선, 택스리펀 프로세스 간소화 등 고객 편의성 강화를 위한 기능을 개발 중이다. 인바운드 여행객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트리플 코리아 내에는 다양한 디지털 기능이 탑재돼있다. AI 기반 일정 생성 기능은 개인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춘 맞춤 여행 일정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이 시스템은 이용자의 과거 여행 데이터, 선호도, 계절 및 현지 이벤트 정보 등을 종합해 최적의 여행 경로를 제안한다. 이는 관광객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며 최적의 여행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도보 길찾기 기능을 통해 구글 지도에 별도의 API를 접목한 지도 기능을 제공하여 국내에서도 외국인들이 익숙한 인터페이스에서 도보 길찾기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은 관광대국으로 도약할 중요한 시기...
예약 대행 넘어 문화적 경험 제공할 것Q. 향후 5년 인바운드 관광 시장을 전망해본다면.
최근 야놀자리서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인바운드 관광객은 팬데믹 이전보다 약 7% 이상 성장해 1873만 명이라는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관광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다는 신호다.
이러한 전망에 발맞춰, 개별여행의 증가와 체험 중심의 관광, 디지털 기술의 활용, 지속 가능한 관광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관광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관광산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한국은 진정한 관광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문화와 일상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인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상품 발굴, 여행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인프라, 인바운드 구분을 두는 게 아니라 전체 관광 산업을 진지한 산업으로 보는 사회적 시각도 필수적이다.
Q. 놀유니버스의 인바운드 사업 총괄책임자로서 최종 목표가 궁금하다.
예약 대행의 역할을 넘어서 차별화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글로벌 서비스로 나아가고 싶다. 우리는 단순히 숙박이나 티켓 예약을 중개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 관광의 질을 높이고, 재방문율을 제고하며, 궁극적으로는 한국 관광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