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생존율 높이는 디지털 기술” 중앙대병원, PRO 기반 관리 방안 제시
2월 7일 ‘디지털암센터 2025 심포지움’ 개최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권정택)이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CAMA+’의 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7일 중앙대병원 송봉홀에서 열린 ‘디지털암센터 2025 심포지움’에서는 환자가 직접 자신의 상태를 기록하는 ‘PRO(Patient-Reported Outcomes, 환자 보고 결과)’의 중요성과 이를 활용한 디지털 치료제(DTx)의 발전 가능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디지털 기술로 진화하는 암 치료
중앙대병원 권정택 병원장은 “암 치료는 단순한 수술과 항암치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영양과 정신 건강까지 포함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치료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것이 앞으로 의료계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대병원 디지털센터장 한덕현 교수는 “중앙대병원이 디지털 암센터를 운영하며, CAMA+ 같은 솔루션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이런 기술이 단순한 개념을 넘어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피드백과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RO 기반 디지털 치료제의 가능성
지금까지는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일반적으로 2~3개월 간격으로 이루어지는 외래 진료에서는 환자의 상태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10~15분의 짧은 진료 시간으로는 환자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PRO를 활용하면 의료진은 이를 바탕으로 치료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
PRO는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증상과 치료 반응을 기록하는 데이터다. 단순히 의사가 보는 진료 기록이 아니라, 환자가 느끼는 통증, 피로, 부작용 등을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다.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노용호 교수는 "PRO 데이터를 활용하면 응급실 방문율이 줄어들고, 생존율이 최대 5개월 늘어날 수 있다"며, 이는 신약을 쓰는 것만큼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대병원은 국립암센터 암 생존자 헬스케어 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CAMA+를 개발했다. PRO를 통한 ‘디지털 치료제(DTx)’를 목표로 개발한 앱이다. 병원의 초기 연구에 따르면, CAMA+를 사용한 환자의 70% 이상이 만족감을 표했으며, 60% 이상이 “이전보다 치료 계획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의료진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영양, 심리적 건강 관리 등을 보완해 주는 점이 호평받았다.
PRO 기반 디지털 치료제는 세계적 트렌드다. 미국의 ‘모빌라이즈’는 2021년 FDA 승인을 받았으며, 영국 NHS는 ‘OWise’를 통해 유방암 환자의 치료 경과를 관리하고 있다. CAMA+는 이와 같은 트렌드에 더해 한국의 의료 환경에 맞춰 실시간 모니터링과 의료진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미래 의료 서비스로의 도약
한덕현 교수는 “CAMA+는 앞으로 AI와 웨어러블 기기 연동, 맞춤형 건강 코칭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정신건강, 운동, 영양 관리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CAMA+는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고 있으며, 환자의 미충족 의료(unmet healthcare needs)를 해결하고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이에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CAMA+가 단순한 건강 관리 앱을 넘어 장기적인 연구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한 UI/UX 개선, 개인정보 보호 방안, PRO 기반 진료에 대한 수가 획득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하지만 의료진과 환자 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CAMA+와 이 새로운 시도가 암 치료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