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표적항암치료제, 뇌수막 전이 비소세포폐암에 효과 확인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이 뇌수막으로 전이된 환자에게 3세대 표적항암치료제 ‘오시머티닙(Osimertinib)’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박세훈 교수, 신경외과 이정일 교수 연구팀은 뇌수막 전이가 있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오시머티닙을 하루 한 번 표준 용량(80mg)만 투여하더라도 이들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올리고, 생존 기간을 늘리는 등 예후가 개선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소세포폐암에서 가장 흔한 EGFR 변이가 있으면 1차 치료제로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를 주로 사용하지만, 1, 2세대 TKI 억제제의 경우 내성이 잦고, 뇌혈관 장벽 투과율이 낮아 뇌수막으로 전이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이에 약물 용량을 늘려 뇌혈관 장벽을 넘으려는 시도도 하지만 부작용이 함께 커질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세대 TKI 억제제인 오시머티닙에 주목했다. 해당 약제는 이전 세대보다 뇌혈관 장벽 투과가 쉽게 만들어진 만큼 용량을 줄여도 충분한 임상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한 국내 6곳 의료기관에서 2020년 11월부터 2022년 11월 사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73명을 모집하여 임상 2상 연구(BLOSSOM)를 진행했다. 모두 EGFR 변이가 있었고, 이전에 1세대 또는 2세대 TKI 제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었지만, 내성과 함께 뇌수막 전이가 생긴 환자들이다.
연구팀이 대상 환자에게 28일 동안 매일 80mg의 오시머티닙을 투여하고 경과를 관찰한 결과, 2023년 10월 기준 이들의 추적 관찰 중앙값은 15.6개월로 15명이 여전히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치료에 대한 반응율(Objective Response Rate)은 51.6%으로 준수했고, 병의 진행이 완화되는 정도(Disease Control Rate)도 81.3%에 달했다. 무진행 생존 기간은 11.2개월, 약제의 반응기간은 12.6개월로 확인됐다. 오시머티닙 관련 부작용은 57.5%였으며, 가려움증(13.7%), 발진(12.3%) 등 경미한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뇌수막 전이가 있는 경우 기대 생존 기간이 짧으면 수 주에서 몇 개월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임상 결과는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박세훈 교수는 “치료가 매우 제한적이었던 뇌수막 전이 환자들에서 효과적인 치료를 증명한 결과로 1년 이상의 생존 기간을 보였다는 점은 매우 희망적인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안명주 교수는 “EGFR 돌연변이가 많은 국내 폐암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여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치료가 힘든 뇌수막전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치료할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