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난청이 있는 신생아가 생후 9개월 이전에 조기 인공와우 수술을 받으면, 언어 발달에 도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교신저자: 최병윤 교수, 1저자: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이승재 교수)은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한 선천성 난청 환아의 적절한 수술 시기에 대한 지침을 25일 발표했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이승재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난청은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구분된다. 청력 손실은 소리의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 데시벨(dB)로 표시하며 그 수치에 따라 정상부터 경도, 중도, 중고도, 고도, 심도까지 구분한다. 선천성 난청은 1,000명당 1명 빈도로 고도 이상의 난청을 가지고 태어나는 질환이며 50% 이상은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다. 1세 미만에서 90dB 이상의 양측 심도 난청이 있거나 1세 이상에서 양측 70dB 이상의 고도 난청이라면 보청기를 사용하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인공와우 이식 수술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소아 인공와우 수술 급여는 양측 심도 이상의 난청을 겪는 생후 12개월 미만의 환아로서 최소한 3개월 이상 보청기를 착용했음에도 청능 발달의 진전이 없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그러나 12개월이라는 모호한 기준과 생후부터 즉각적인 청각 자극을 토대로 대뇌 및 언어 발달이 시작되는 다른 정상 소아보다 청각 재활이 너무 늦다는 문제점이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이에 최병윤 교수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3세 이하의 선천성 난청 환아 98명을 대상으로 청각 및 유전자 검사를 통해 선천성 난청의 원인과 발생빈도를 분석하고,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한 경우와 더 늦게 시행한 경우의 수술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생후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조기 수술군'이 언어 발달 수치 중 수용 언어 발달이 유의하게 향상되었으며, ‘조기 수술군’에서만 수용 언어가 2세 이전에 정상 청력을 가진 아이들 수준까지 도달했다. 또한, 어린아이는 수술 합병증 등으로 수술을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생후 9개월 미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환아에게서는 수술 자체의 안전성에도 문제없음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국제 이비인후과 저널(Clinical and Experimental Otorhinolaryngolog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지난 2020년 생후 9개월 미만부터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한 미국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조기 인공와우 수술의 언어 발달상의 이점과 수술의 안전성을 함께 보고해 의미가 깊다며, 12개월 미만에서 급여를 인정하고 있는 국내 인공와우 보험급여 대상자 기준에도 추후 여러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는 “선천성 난청 환아들이 청각 재활과 두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를 놓치게 되면, 언어 발달 저하와 함께 영구적인 두뇌 발달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9개월 미만 영아에게도 인공와우 수술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이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