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화학물질, 농약 등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국내 중독환자는 연간 10만 명 내외가 발생(건강보험통계연보)하는 가운데, 3명 중 2명은 의도적으로 중독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2023년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14개 시도, 15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독 심층 실태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사회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중독질환의 예방 및 관리 정책 개발의 기초자료 마련을 위해 추진됐다.

중독 심층 실태조사에 참여한 15개 응급의료기관에는 2023년 한 해 동안 총 7,766명의 중독환자가 내원했으며, 여성이 55.4%, 남성이 44.6%로 나타났다. 연령대 별로는 20대(18.0%), 50대(14.5%), 40대(13.6%) 순으로 나타났으며, 남성은 70대 이상이, 여성은 20대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독 이유는 의도적 중독(자살 목적, 의도적 오용 등)이 전체의 66.1%였으며, 7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여성이, 특히 20대에서 가장 많았다. 비의도적 중독(사고, 작업장 중독 등)은 전 연령층에서 남성이 많았고, 50~60대에서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10세 미만에서는 대부분 비의도적 중독이었다.

주요 중독 원인 물질은 치료약물(50.8%), 가스류(13.6%), 자연 독성물질(12.4%), 인공 독성물질(12.2%), 농약류(10.0%) 순으로 나타났다.

10대는 80.5%가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으로 나타났으며, 세부 물질별로는 ‘아세트아미노펜이 포함된 진통 해열제․항류마티스제’(175건, 20.6%), ‘벤조디아제핀계’(166건, 19.6%) 순으로 빈도가 높았다. 10세 미만 아동과 영유아에서는 야외 활동이나 가정 내 사고에 의한 노출이 많았으며, 특히 화장품, 락스 등 생활 화학제품을 포함한 인공 독성물질 중독이 31.1%로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70대 이상에서는 농약류에 의한 중독이 29.9%(350건)로 전체 농약류 중독(779건)의 44.9%였다.

중독 원인 물질의 분포는 중독 이유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의도적 중독의 원인 물질은 벤조디아제핀계(치료약물, 22.4%), 졸피뎀(치료약물, 12.3%), 일산화탄소(가스류, 10.2%) 순으로 나타났다. 비의도적 중독의 원인 물질은 일산화탄소(가스류, 25.2%), 벌(자연 독성물질, 12.7%), 차아염소산나트륨 포함 가정용품(인공 독성물질, 5.5%) 순이었다.

사망 사례는 122명으로 전체 조사 대상자의 1.6%에 해당했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70세 이상(63.9%), 60대(14.8%), 50대와 40대(각각 5.7%) 순으로 나타났으며, 남성이 71.3%로 여성(28.7%)보다 많았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농약류에 의한 중독질환이 다른 중독질환보다 고령층 비중이 높고, 중증 중독의 비율이 높다며, 가정 및 공동보관소 등에서의 농약류 취급·보관에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일산화탄소에 의한 중독질환은 20~40대에서 그 비중이 높고, 비의도적으로 발생하는 비율이 다른 중독 원인물질에 비해 높았다며, 겨울철 야외나 직장에서 사용하는 난방기구 사용 등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대는 모든 연령층 가운데 치료약물로 인한 중독 발생의 비중(80.5%)이 가장 높았으며, 특히 여성 비율(73.9%)과 의도적 중독 비율(83.4%)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편으로 청소년 대상 치료약물의 안전한 사용 및 중독 발생 시 대처 요령 등에 대한 교육·홍보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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