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이터 문화 지키는 ‘태블로 특공대’의 정체
위장영 태블로 사업총괄 “데이터 문화 만드는 태블로, 올바른 의사결정 지원”
“데이터, 데이터, 데이터.” 데이터 특공대가 떴다. 데이터 신병훈련소에서 훈련받은 정예 멤버다. 각 기업에 소속돼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하며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태블로에서 온 정예 특공대다.
데이터는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수많은 잠재적 가치를 보유한 원석으로 떠올랐다.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많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으로 서류 속에 있던 수많은 데이터가 전산망으로 올라왔고, 지금도 수많은 데이터가 다양한 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데이터는 잘만 가공하고 분석하면 높은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원재료다.
하지만 데이터들을 분석하긴 쉽지 않다. 워낙 양이 방대해 비즈니스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원석을 찾기 어렵고, 특정 조직과 부서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 사일로’ 현상이 심각해서다. 찾은 원석을 가공하는 것도 과제다. 내 비즈니스에 이 데이터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등 고민거리가 많다.
그렇다고 데이터를 포기할 순 없다. 잠재 가치가 상당해서다. “데이터를 포기하는 것은 비즈니스 혁신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태블로에 데이터 특공대가 별도로 창설된 이유다.
태블로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시작돼 2003년 법인으로 설립된 회사다. 사람들이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분석 흐름을 개선하는 솔루션을 만들었다. 태블로는 창업 후 데이터로 작업하는 사용자가 더 빠르게 답을 얻고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도구를 고도화해 왔다. 2019년 글로벌 고객관계관리(CRM) 기업 ‘세일즈포스’에 인수된 후에는 사람들이 데이터를 보고 이해하도록 돕는다는 사명을 갖고 비영리단체부터 글로벌 기업까지 모든 업계와 업종에 데이터 활용을 지원했다.
데이터 특공대도 이 사명으로 창설됐다. 데이터 특공대는 태블로가 제공하는 데이터 교육을 마친 이들을 뜻한다. 실제로 태블로 교육 프로그램의 또 다른 이름은 ‘신병훈련소’다. 이 훈련소에선 3년간 매회 1000여 명이 참석해 교육받고 있다. 지금까지 총 2만 명 이상의 참가자가 특공대가 됐다. 이들은 직접 태블로를 체험하고 전문가들과 실시간 소통해 문의 내용에 관해 답변받을 수 있다. 동종 업계와 유사 규모의 기업인, 담당자들과 인사이트도 공유한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데이터 관련 커뮤니티도 형성된다. 특공대 동맹군이 결성되는 것이다.
위장영 태블로 사업총괄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태블로 특공대는 현재 다양한 현장에서 데이터 기반 혁신을 이끌고 있다”며 “다양한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 태블로 특공대가 이끄는 변화
위 총괄에 따르면, 태블로 특공대는 이미 국내에서 여러 성과를 이끌었다. KB국민은행, 한국타이어, 월드비전, 마켓컬리 등 금융, 제조, 유통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혁신 사례를 써나가고 있다. 기존에는 경험이 많은 사람의 조언과 감에 의존했던 업무가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짐에 따라 더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됐다. 태블로의 마법이 각 산업에 펼쳐진 것이다.
KB국민은행은 태블로 도입 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했다. 개인의 경험과 직관이 아닌 실제 데이터를 의사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은 실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토론하고 위기관리 대응을 할 수 있게 됐다. 위 총괄은 “태블로를 활용하면 동적인 대시보드를 활용해 회의하고 빠르게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전체 매출액 지표가 표시된 지도에서 서울을 누르면 서울 매출액이 나오고 더 나아가 강남을 누르면 강남 매출액이 표시될 수 있도록 동적인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국민은행은 이 플랫폼을 활용해 각 데이터를 보며 토론하는 문화를 정착했다”면서 “회의에 PPT 화면을 만들어 띄우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했다.
한국타이어도 전사적으로 태블로를 도입한 기업 중 한 곳이다. 특히 연구소와 생산본부에 태블로를 도입해 각종 설비에서 초 단위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태블로를 통해 빠르게 시각화해 업무 효율을 높였다. 태블로 대시보드로 설비 유지보수와 관리, 개발 등 스마트팩토리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데이터를 별도로 분류하고 차트와 로직으로 해당 데이터를 분석해 임직원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데이터 사일로를 줄인 것도 장점이다. 과거에는 데이터 조회와 정리, 보고 과정이 현업 담당자가 진행해 데이터 표준화가 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지만, 태블로를 도입함으로써 이 문제를 극복했다. 실제로 한국타이어는 재고 및 판매 현황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는 데 8시간이 걸려 실시간 대응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30분 단위로 해당 정보를 업데이트해 영업, 물류 담당 직원들의 편의를 높였다.
위 총괄은 “한국타이어는 태블로 도입 후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한국타이어는 전 세계로 제품을 수출하다 보니 각 국가의 지형과 날씨에 맞춰 타이어를 제작하는데 과거에는 경험이 많은 전문가에 의존했다면 지금은 직관적인 데이터를 이해해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에서도 태블로는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 마켓컬리는 농산물 당일 배송에 태블로를 활용했다. 당일 배송을 위해선 주문, 생산, 상품, 배송 등 다양한 과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하는데, 마켓컬리는 태블로를 이용해 이 과정에서 데이터를 쉽게 찾고 분석할 수 있게 했다. 위 총괄은 “사실 데이터를 분석하면 재밌는 사례가 나온다”면서 “사용자끼리 선물할 수 있는 메신저를 구축한 기업은 사용 데이터를 분석해 친한 사람보단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선물을 더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친한 사람에겐 아무래도 직접 선물을 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기업들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보기 좋은 태블로, 사용도 쉽다
그렇다면 많은 데이터 분석 플랫폼 중에서 태블로가 가진 장점은 무엇일까. 위 총괄은 대표 장점을 ‘사용 편의성’을 꼽았다.
사실 세일즈포스의 많은 서비스가 그렇듯 태블로는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다. 색부터 선, 모양 크기 등의 시각적 표현에 많은 투자를 했다. 위 총괄은 “태블로는 시각적인 디자인에 많은 중점을 뒀다”며 “이 기능을 활용하려면 우선 사용자가 쉽게 이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디자인 요소가 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이 어려운 이들에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신병훈련소뿐 아니라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게 했다.
고객의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신뢰성 확보도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세일즈포스 자체에서 ‘고객의 데이터는 우리 상품이 아니다’를 표면적으로 내세우며 고객 데이터를 보호하고 있고, 보안과 같은 분야에서도 강력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 위 본부장은 “세일즈포스는 전 세계 테크 기업에선 처음으로 윤리 부서를 만들었다”면서 “저작권 문제 등을 논의하고 기술을 윤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가 없는 기업이 없듯, 이 데이터를 가치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기업이 없도록 지원하는 것이 태블로”라며 “우리를 제품 제공자로 보지 말고 데이터 문화를 만드는 파트너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