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보잉 787-9 / 대한항공 제공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최종 통합을 위해 14개국 가운데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놓게 됐다.

EU는 13일(현지 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EU와 기업결합 사전 협의 절차를 시작했다. 정식 신고서는 지난해 1월 제출했다. 지난해 11월 2일에는 여객과 화물 사업의 경쟁 제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시정조치안을 EU에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취합과 시장 평가 등을 거쳐 승인이 이뤄졌다.

EU 집행위가 내린 승인 결정의 조건은 여객 부문에서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에 유럽 4개 중복 노선 이관하고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매각하는 내용이다.

여객 부문에서 대한항공은 앞으로 여객 부문에서 티웨이항공이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천발 프랑스 파리·이탈리아 로마·스페인 바르셀로나·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4개 노선 진입을 위해 지원한다. 이 노선은 EU가 양사 통합에 따른 경쟁 제한 우려를 제기한 노선이다.

대한항공은 차후 국토교통부에 4개 노선의 운수권 일부를 반납한다. 국토부는 이를 재분배한다.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이전 역시 항공사간 협의를 거쳐 진행한다.

화물 부문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위한 입찰과 매수자 선정 등 매각 직전까지 초지를 끝내면 매수자 적격성 등 EU의 추가 판단을 받는다. 현재 화물사업 인수 후보군으로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이 거론된다. 화물사업 매각은 이달부터 본격 진행될 전망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C 경쟁정책 부의장은 "화물 및 여객 운송 부문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운송 사업을 매각하고, 티웨이항공이 주요 여객 노선에 진입하게 되면 경쟁 제한 우려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EU의 승인 결정으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13개국에서 승인을 완료하게 됐다. 심사가 남은 국가는 미국만을 남겨두게 됐다.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중 미국 승인을 받은 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통합으로 인해 경쟁이 제한된다고 판단되면, 미국 법무부가 통합 반대 소송을 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심사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통합에 부정적이고, 미국 법무부가 항공사 통합에 제동을 건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송이 진행되면 통상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사실상 통합은 물거품이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EU의 승인을 기점으로 미국과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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