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중구 세포외 덫’이 기저세포를 증식시켜 만성 부비동염의 발생과 악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신현우 교수팀(임수하 박사과정)은 기능적 내시경 부비동 수술을 받은 만성 부비동염 환자를 대상으로 코 조직과 콧물에서 호중구 세포외 덫의 발견 빈도와 기저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호중구 세포외 덫’은 세포외 병원체 포획하는 호중구의 DNA/단백질 복합체로, 주로 세포 사멸 과정에서 방출된다. 과도하게 방출되면 세포 손상이나 염증, 세포 증식을 유발해 만성 부비동염 등 다양한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호중구 세포외 덫은 비강상피세포 내 기저세포의 과증식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만성 부비동염 관련 연구는 서양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호산구성 만성 부비동염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으로, 동양인에게 많은 호중구성 만성 부비동염 관련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호중구가 만성 부비동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기능적 내시경 부비동 수술을 받은 45명의 만성 부비동염 환자의 코 조직과 콧물, 비강 상피세포 및 기저세포에서 호중구 세포외 덫이 얼마나 발견되는지 각각 확인했다.

그 결과, 정상군에 비해 코 폴립이 있는 만성 부비동염 환자군의 코 조직에서 호중구 세포외 덫이 10배 이상 빈번하게 관찰됐으며, 대부분 비강 상피세포층 부근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호중구 세포외 덫이 많은 부위에서 상피세포가 두꺼워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호중구 세포외 덫이 기저세포 과증식을 유도할 것이라 예상하고, 정상인의 코 조직에서 상피세포를 분리·분화시킨 후 호중구 세포외 덫을 처리해 기저세포 수의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호중구 세포외 덫은 비강상피세포 내 기저세포의 과증식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중구 세포외 덫과 기저세포의 수와 층이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기저세포의 과증식은 만성 부비동염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뜻한다.

추가로 연구팀은 호중구 세포외 덫 억제제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호중구성 코 폴립 쥐 모델을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호중구 세포외 덫 억제제는 코 폴립의 개수 감소와 염증 및 상피세포 증식의 완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

이비인후과 신현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호중구 세포외 덫은 체내를 보호하는 비강상피세포 내 기저세포 과형성을 유도하며, 호중구 세포외 덫을 억제하면 비강상피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라며 “이는 호중구가 많이 침윤되어 있는 동양인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 전략 및 신약 후보 물질을 제안해 효과적인 치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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