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솔트룩스, 광주지사 문 닫는다
AI R&D 예산 및 지원사업 축소 영향
“광주 AI 기업 지원도 거의 없어”
솔트룩스(대표 이경일)가 광주지사 문을 닫는다. 지난 2020년 4월 광주 창업보육시설인 아이플렉스(I-PLEX)에 사무실을 개소하고 3년 8개월 만에 광주지사를 축소하면서 내린 결정이다.
솔트룩스는 광주시와 AI 비즈니스 조성 업무협약을 통해 2021년 7월 솔트룩스 광주 인공지능센터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4월 광주 인공지능센터는 솔트룩스파트너스·우원소프트와 솔트룩스이노베이션으로 인수합병돼 솔트룩스이노베이션 광주 지사로 운영해 왔다.
이번 광주지사 폐쇄는 지원 사업과 예산이 전체적으로 쪼그라들면서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솔트룩스이노베이션 광주지사는 지난해까지 높은 매출을 올렸지만, 여러 지원 사업이 줄면서 결국 사무실 운영을 접는 방향을 결정했다.
광주지사 관계자는 “내년부터 R&D사업 예산이 줄고, 인공지능 데이터 구축사업도 없어지면서 광주지사를 축소하자는 말이 나왔다”며 “광주시 AI 예산과 지원사업도 줄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광주지사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AI 데이터 구축사업 축소, 광주광역시 인공지능(AI) 기업 대상 지원 사업 축소 등이 영향을 미쳐 광주에서 자생할 여건이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됐다.
솔트룩스이노베이션 광주지사는 그동안 정부 사업인 AI 기반 대규모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 등을 수주해 광주에서 배출하는 AI 인재를 수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매출도 괜찮았다. 솔트룩스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매출 규모 30억 원 정도로 제일 컸고 과제도 많이 했다”며 “광주에 자리 잡고 3여 년간 80억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에도 솔트룩스가 광주지사 폐쇄를 결정한 것은 광주시에서의 사업을 영위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실제로 솔트룩스는 정부 지원사업 외에 광주에서의 사업 확보는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솔트룩스이노베이션 광주지사 관계자는 “정부 지원 사업 연계해 의존을 많이 했다”며 “지역에서 나오는 사업은 출연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 사업에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는 수준이어서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인력 수급 문제도 있었다. 솔트룩스는 초급 개발자 인력 수급은 대학과 인공지능사관학교를 통해 이뤄졌지만, 중간급 인력 수급은 어려웠다고 전한다. 회사 관계자는 “AI 초급 개발자는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에서 매년 수급이 되지만 그 이상의 중간급 AI 인력 확보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번 광주지사 폐쇄는 솔트룩스이노베이션 입장에선 아쉬운 행보다. 본래 자체적인 여러 사업을 계획했기 때문이다. 솔트룩스이노베이션 광주지사는 2021년 말 광주 법인만의 자생력을 갖추는 전략을 수립했다. 자사의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도화해 광주 국가AI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국 단위의 서비스로 확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추진 과정에서 제대로 된 소통이 되지 않고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솔트룩스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원래 계획은 AI 클라우드를 국가 AI데이터센터를 활용해서 전국적으로 확산 시킬려고 했다”며 “기업 대상 무상으로 컴퓨팅 자원을 주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요구했는데 이에 대한 답변도 보류되고 소통과 추진이 잘되지 않아 무산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가AI데이터센터 AI 스타트업에게 컴퓨팅 자원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지난 11월에 개발기업 등에 대한 서비스에 들어갔다. AI집적단지의 핵심시설인 데이터센터는 초거대 AI 모델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 A100를 확보해 1차적으로 컴퓨팅 자원을 지원했고, 이후 H100를 확보해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AI데이터센터에서 1000여 개의 AI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한다. 다만 전국 모든 기업 대상 지원하고 있어 광주에 기반을 둔 기업 대상으로 돌아가는 혜택은 없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광주지사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70% 수준에 못 미칠 것 같다는 회의를 했다”며 “광주지사를 폐쇄하는 것으로 얘기됐다”고 말했다.
이번 솔트룩스 광주지사 폐쇄에 대해 외부에선 비판 의견도 있다. 광주시가 주는 지원금을 타내려고 사무실을 세워놓고 지원금이 쪼그라드니 도망가는 것은 지역 발전은 물론 기업에도 좋지 않다는 비판이다. 다른 AI 기업 대표는 “광주시가 주는 지원금만 받고 도망가는 행보는 좋지 않다”며 “그동안 지원금을 받고 광주지사를 운영한 만큼, 자립력을 키워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도망가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솔트룩스는 상장사이고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는 만큼 대중의 관심이 높다”면서 “아무리 주가의 영향을 받더라도 모범적인 행보를 이어가 AI 기업이라는 실체를 단단히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