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강, 불안을 원동력 삼아…더 큰 날개를 펴고
"제가 '나빌레라'를 촬영할 때, 꿈을 꾸었는데요. 안무가 하나도 기억이 안 나고, 그 자리에서 망신을 당하는 꿈을 꾼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일어나서 바로 거실에 가서 연습했어요. 현장에서 액션은 저에게 습관같이 나오는 것 같아요. 불안함이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단점이라면, 그래서 생각이 많고, 저 자신을 갉아먹는 느낌이에요."
배우 송강이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좋아하면 울리는' 부터 '스위트홈' 시리즈, 드라마 '나빌레라', '기상청 사람들', 그리고 현재 방송 중인 '마이 데몬'까지. 바라보는 송강은 승승장구의 의인화였다. 혜성같이 등장했고, 빛처럼 나아갔다. 하지만, 혜성은 '노력'으로 만들어졌고, '노력'으로 나아갔다. 송강은 "결과적으로는 잘 된 것 같지만, 저는 정말 많이 힘들었거든요"라고 기억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결국, '스위트홈' 시즌2의 차현수처럼 더 큰 날개를 펼친다.
송강은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 2에서도 시즌 1에 이어 차현수 역을 맡았다. 차현수는 괴물화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는 인물이다. 인간의 욕망이 괴물화되는 세상에서 차현수만은 괴물화가 되었다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다. 괴물화가 되었을 때의 그는 커다란 한쪽 날개를 펼치고 괴물과 맞설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진다. 하지만 차현수는 그 강함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괴물화를 막기 위한 실험을 자처한다. 그렇게 '스위트홈' 시즌 2가 이어진다.
Q. '스위트홈' 시즌 1과의 접점은 어떻게 찾아갔나.
"시즌 1에서 현수를 연기하며 작성했던 일지나 기록들이 많았다. 덕분에 시즌 1의 감정을 가지고 시즌 2에서 좀 더 성숙해진 차현수의 모습에 집중했다. 이응복 감독님과도 차현수의 성숙함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시즌 1에서는 좀 더 어린아이처럼 표현했다면, 시즌 2에서는 그런 부분을 배제하고, 모든 외로운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는 성숙한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걸 표정으로 드러나게 하려고 했다."
Q. 개인적으로 자신이 표현한 '현수의 성숙함'이 만족스럽게 다가온 장면이 있었나. 그 표현을 위해 노력한 지점도 궁금하다.
"실험실에서 피가 쏟아지기 전에 현수가 '내가 뭘 하면 되죠?'라고 물어보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에 많은 걸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담백하게 많은 감정을 눌러 담아 표현하려고 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평상시에도 현수의 감정을 달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장난기도 많고, 작은 일에 행복감을 느끼는 편인데, 그 성격을 좀 누르려고 했다. '이러면 안 돼'라면서 다시 현수의 마음으로 집중했다. 약 1년 정도의 시간 동안 그렇게 지냈다."
Q. 노출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하고,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부담감은 없었나.
"부담감보다 그 장면을 촬영하며 얻은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자의식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저에게는 당연한 선택이었고, 대본 안에 담겨있었기에 후회 없이 임했다."
Q. 외형적인 변화도 있다. '스위트홈' 시즌 1 때는 히키코모리 현수가 좀 왜소한 느낌이었는데, 시즌 2 때는 벌크업된 모습이다.
"시즌 1에서 현수가 히키코모리 삶을 살았다가 마지막 부분에 괴물화가 되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지 않냐. 괴물화가 진행되며 몸이 커졌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그렇게 대화를 나눴다. 컨셉이 정해진 이후 원래 몸무게에서 6~7kg 정도 근육을 키웠다. 결과물에 만족한다. 액션 감독님께서도 제가 몸이 커져서 괴물보다 강해 보인다고 말씀해 주셨다. (웃음)"
Q. 액션도 많아졌다. 특히, 시즌 1에서부터 함께했던 배우 이진욱, 이시영과 맞붙는 장면도 등장한다.
"(이)시영 누님은 다들 아시다시피 엄청 강하다. (이)진욱 형님과 액션 장면을 촬영할 때는 대화하면서 무언가를 알려주려고 하시고, (이)시영 누님과 액션 장면을 촬영할 때는 '이렇게 할 테니 잘 따라와 줘'라고 말씀하신다. 두 분의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각자의 장점도 명확하셔서 함께하며 매력을 많이 느꼈다. (이)시영 누님께서는 정말 연습을 많이 하신다. 옆에서 지켜보며 대단하시다고 느꼈다."
Q. '스위트홈' 시즌 2의 반응 중 불만의 목소리가 있는 지점이 바로 송강의 적은 분량이었다.
"시즌 1에 비해서 덜 나와서 그런 말씀을 해주신 것 같다. 하지만 시즌 1에서 현수가 등장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것처럼, 시즌 2에서도 그런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작가님의 충분한 생각이 있었을 거다. 개인적으로는 '스위트홈' 시즌 2에서 나오는 새로운 인물들이 모두 영향력이 있고, 시즌 3으로 가는 중간 단계 역할을 잘 해내지 않았나 싶다."
Q. 넷플릭스 상위권 차트에 '마이 데몬'과 '스위트홈2'가 나란히 랭크됐다. 주연으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낄 것 같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스위트홈' 시즌2도 엄청 큰 노력을 했고, '마이 데몬'도 그렇다. 주연 책임감은 '좋아하면 울리는' 촬영할 때부터 크게 느낀 것 같다. 대본 리딩을 하는데 그 자리에 앉고 나니 무게감이 확 다르더라. 그때부터 책임감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고, '스위트홈2'를 촬영하며 배려의 중요함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책임감이 커질수록, 더 배려하고 베풀어야 하는 것 같다."
Q. '스위트홈' 시즌 2가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라고 했다. 입대를 앞둔 소감도 궁금하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다. 가서 생각도 많이 하고, 마음가짐도 단단히 하고 있다. 더 좋아질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 공백기가 불안하지는 않은 것 같다. 1년 반이라는 공백기가 생기지만, 이를 계기로 그 안에서 자기 계발을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자신이 꿈꾸는 30대의 '송강'이 있을까.
"30대에도 지금과 같은 마음가짐이면 좋겠다. 항상 건강하게 살려고 하고, 자기 발전 하려고 하고, 창의적으로 뭔가 막힘없이 생각하며 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