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문호 오썸피아 대표 “한국 알리는 XR 마케터, 세계에 선보일 것”

민문호 오썸피아 대표. /오썸피아

‘아는 만큼 보인다.’ 여행지 등 새로운 곳을 방문하거나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게 됐을 때 많이 되새기는 말이다. 유명한 영화촬영지를 방문했을 때가 대표적인 사례다. 유명 관광지라고 해도 해당 영화를 보지 않고는 관련 지식이 없어 큰 감흥을 느낄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정보를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메타버스 전문기업 ‘오썸피아’는 그 답은 ‘확장현실(XR)’에서 찾았다. 현실 지형지물을 관측해 XR로 정보를 띄어주는 디지털 망원경 ‘보라(BORA)’를 개발, 국내 관광지에 확대 설치하고 있다. 보라는 망원경에 보이는 장소를 XR 콘텐츠로 안내해 디지털 가이드 역할까지 하는 망원경이다. 날씨가 나쁘거나 어두워도 풍경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보이는 곳의 역사나 의미 등을 알려준다. 외국인과 같이 관광지가 생소한 사람이 와도 불편함 없이 관광을 도와주는 XR 도우미라고 볼 수 있다. 이 제품은 조달청 심사를 통과 후 지난 6월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민문호 오썸피아 대표는 “현재 보라는 파주시 관할 도라전망대와 통일부 관할 오두산전망대 등에 설치됐다”면서 “한국 지리와 역사를 몰라 전망대에 와도 감흥이 없던 외국인이 보라가 제공하는 안내를 받아 좋아했다는 얘기를 담당 공무원으로 듣고 기뻤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라를 한국의 콘텐츠를 세계인에게 알리는 창구이자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마케터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썸피아는 보라의 지원군으로 관광지에 관한 정보를 폭넓게 알 수 있는 가상공간 ‘메타라이브’도 제작하고 있다. 보라의 라이브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작된 가상공간에서 아바타와 대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얻고 자신의 콘텐츠나 특산품을 거래할 수 있는 장소다. 현재 회사는 현실과 같은 가상공간 제작을 위해 아바타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AI를 두뇌로 장착한 아바타는 추후 사용자가 비서로도 활용할 수 있게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보라와 메타라이브는 현재 어느 곳을 보여주고 또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까. 민문호 대표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XR 망원경 보라는 국내 관광지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 /오썸피아

- XR 망원경은 생소하다. 보라는 현재 어디에 설치됐나.

“보라는 KC인증을 받고 지난달에는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조달청 혁신조달상품으로 등록됐다. 이미 2년 이상 내구성 검증도 마친 상태다. 그만큼 기술력과 활용도 측면에서 모두 인정받은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남산골 한옥마을 등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주요 지자체에 확산 설치되고 있다. 파주 도라전망대, 통일부 오두산 전망대, 롯데월드타워 113층 EBC센터 등에도 설치·운영되고 있다.”

- 사용자 반응은 어떠한가.

“파주시 관할 도라전망대와 통일부 관할 오두산전망대에는 코로나19 종식으로 많은 외국인이 찾고 있다. 이곳은 구형 망원경과 보라가 함께 운영되고 있다. 북한의 전망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는 사실 외국인에겐 어려운 장소다. 한국 지리에 익숙지 않고 남북 관계에 관한 공감대가 적어 쉽게 감흥이 오질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담당 공무원에게 보라가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보라가 외국인에게 영어로 디지털 가이드 역할을 해주니 외국인들 사이에서 우리 제품이 높은 인기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앞으로도 우리가 만든 보라와 7월 중 선보일 메타라이브가 전 세계인에게 K-콘텐츠를 알림과 동시에 한국을 한 번이라도 더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마케터가 됐으면 한다.”

- 보라를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가.

“경영진부터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국내 첫 SNS라 불리는 ‘아이러브스쿨’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고진석 CTO와 ‘싸이월드’ 개발팀장 출신인 조상열 개발이사, 보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젊은 공학도 김민근 기업부설연구소장, 20년 이상 미국·유럽 등지에서 SI 영업에 잔뼈가 굵은 이경환 해외사업부 이사 등 우리 회사는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합심했기 때문에 XR 망원경 보라와 라이브 중심 가상관광 서비스 플랫폼 메타라이브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본다. 현실의 라이브 데이터를 가상과 연결하는 것과 동시에 로그데이터를 분석해 자동으로 고객사에 발송하는 AI가상융합솔루션 등의 기술을 갖추게 된 것도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 올해 보라를 어디에 확대 설치할 계획인가.

“올해는 일본을 필두로 미국, 유럽 등지에 보라를 진출시키는 것을 중요 과업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가상관광 서비스 플랫폼 ‘메타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런칭시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메타버스의 핵심은 글로벌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인이 하나로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고 그 속에서 수많은 비즈니스 영역들이 생겨날 것이다. 메타버스 기술을 통해 어트렉티브(매력적인) 삶을, AI 기술을 통해 인터렉티브(상호적인) 삶을, 마지막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크리에이티브(창의적인) 삶을 경험하고 그 속 에서 새롭게 탄생된 자신만의 삶을 영위해 나가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오썸피아가 그 중심이 되고 싶다.”

- 메타버스 산업이 사그라졌다는 얘기도 있다.

“생성형 AI가 올해 초 게임체인저로 다가오면서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 최신 ICT 융합 기술 이슈들이 일제히 묻혀버린 형국이 됐다. 심지어는 벤처캐피탈(VC)들이 메타버스 용어가 들어가면 절대로 투자를 안 한다고 하고, 이 때문에 회사소개서 사업영역을 메타버스에서 XR로 급히 수정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메타버스가 신기루는 아닌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지금처럼 요란하게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기존의 일방형 메타버스로는 꾸준히 사용자를 정착시키기 없기 때문에 각 요소를 쌍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일방형 메타버스와 쌍방형 메타버스의 차이는 무엇인가.

“일방형 메타버스는 NPC(게임 속 컴퓨터프로그램이 조종하는 가상의 캐릭터)가 코딩된 대로만 피드백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쌍방형 메타버스는 NPC에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탑재해 사용자 질문에 맞춤형으로 답변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오픈AI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사용권을 승인받은 상태다. 관광 가이드 역할을 하는 NPC에 생성형 AI 기반 지능을 탑재해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들을 제공해줌과 동시에 재미를 줘서 NPC를 계속 만나고 싶게 만들 목표를 가지고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메타라이브에서 유용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를 만들어 보려 한다.”

- 오썸피아의 메타버스 서비스가 기존 메타버스와 차이점은 무엇인가.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은 완전히 가상으로 이뤄진 공간에서 여행 체험이나 커뮤니티를 지향했다. 가상공간은 공급자 위주로 제작해 만들었다. 그만큼 사용자와 소통이 어려웠다. 우리는 현실 세계를 가상의 세계로 끌어와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고 융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현실 세계를 알기 때문에 더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다. 모두가 다 아는 세계를 가상으로 만들어 서로 소통하는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 앞으로 메타버스 산업이 긍정적으로 발전하려면 어떤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가.

“메타버스 산업이 현격히 줄어드는 것은 투자 감소 영향이 크다. 무분별한 투자는 독이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기업을 잘 발굴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적절한 투자가 이뤄졌으면 한다. 인력 부족도 큰 문제다. ICT 분야 중소벤처기업은 무엇보다 융합지식을 보유한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융합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특히 K-콘텐츠에 대한 지식과 ICT에 대한 이해력을 보유한 융합인력 양성에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졌으면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하다.

“오썸피아는 오썸(AWESOME)한 유토피아(UTOPIA)를 꿈꾸는 회사다. 국내 자체 XR 기술 기반의 K-콘텐츠 융합 비즈니스로 글로벌을 하나로 연결하는 게 최종 목표다. 또 메타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사용성과 편의성을 강화해서 10년 뒤에는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메타버스를 즐기게 하고 싶다. 20년 뒤에는 오썸피아가 만든 ICT 융합 기술이 전 세계 표준이 되게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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