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증한 ‘청소년 도박’,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중독성 높다

최근 청소년 도박 중독이 급증한 가운데, 게임처럼 쉽게 즐길 수 있는 온라인 도박이 오프라인보다 훨씬 중독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도박으로 인해 진료받는 청소년 수는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837건에서 2021년 기준 2,269건으로 5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19 기간인 2021년부터는 증가율이 42%로 예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지현·정유숙 교수, 한림대의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윤혜 교수 연구팀은 2018년 기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서 도박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 5,61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 ‘노출 경로에 따른 청소년 도박 주요 증상’에 대한 연구를 시행했다.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도박 노출 경로에 따라 온라인 그룹과 오프라인 그룹으로 나누었으며, 청소년 도박 증상에 대한 총 9가지 문항마다 중증도를 점수로 매겨 도박 문제 심각성 척도(Gambling Problem Severity Scale)를 측정했다.

그 결과, 두 그룹 간에 도박 문제 심각성 척도 점수의 총합은 온라인 그룹이 오프라인 그룹보다 중증도가 3배 더 높았다. 또한, 청소년 도박의 증상으로는 도박 노출 경로와 관계없이 ▲돈을 훔치는 행위가 가장 많았으며, ▲활동을 불참하거나 ▲중도 포기하는 행위가 그 뒤를 잇는 주요 증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충동성을 기반으로 한 증상으로, 추후 이른 학업 중도 포기나 자퇴로 이행되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온라인 그룹이 오프라인 그룹보다 중증도가 더 높은 만큼 증상 특징도 차이를 보였다. 온라인 도박에서 중심적인 증상 중 하나는 ▲도박으로 인해 기분이 나쁘다는 것이었는데, 온라인 도박과 비슷한 온라인 게임 중독에 대한 연구에서도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우울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온라인 도박이 오프라인보다 더 중독적인 이유로 베팅 금액이 더 싸고, 이용이 빠르고 편리하며, 익명으로 이용이 가능함을 꼽았다. 또한 다양한 콘텐츠와 시선을 끄는 마케팅도 한몫 한다고 풀이했다.

한편, 온라인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들은 중독으로 인해 조절이 어려운 상황에 대한 죄책감이 우울감으로 이어지게 되며, 온라인 그룹은 도박을 안 하는 친구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특징을 보였다. 실제 온라인 도박 중독 청소년은 혼자 플레이하는 온라인 도박 특성상 사회적 도태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Investigation)’ 최근호(IF 3.992/2021년 기준)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도박 중독은 청소년들이 도둑질, 학교 결석과 같은 드러나는 행동 문제로 인해 직접 치료를 찾기 전까지 알아채기 어렵다. 이번 연구를 통해 청소년 도박에 대한 ‘유입 경로’와 ‘심리적 특징’을 함께 분석하여 세부적인 증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차후 청소년 도박 중독자들을 대상으로 더욱 효과적인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