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브레인AI’, 세계가 인정한 AI 휴먼 제작
기술력과 디테일로 승부… 한국 넘어 미·중 시장 공략


한종호 딥브레인AI 부사장은 “AI 휴먼을 제작하는 사용자의 마음을 잘 알기에 낮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인공지능(AI)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국가인 미국과 중국에 ‘AI 휴먼’을 공급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딥브레인AI’다. 

AI 휴먼은 실사와 가장 유사하게 만들어진 가상인간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존재를 만들어내는 다른 가상인간과 달리 실제 사람과 가장 유사하게 제작됐다. 지난 대선 때 선거운동에 사용됐던 ‘AI 윤석열’도 딥브레인AI가 만든 AI 휴먼이다. 

회사는 이 기술을 국내 제1금융권과 유통사, 방송사 등에 공급했다. 금융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가상인간이라고 불릴 정도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한국보다 AI 기술이 평균 2년 이상 앞서있다는 미국과 중국에도 해당 기술을 제공했다. 지금은 미국에서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딥브레인AI가 만드는 AI 휴먼은 다른 가상인간과 어떤 점이 다를까.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을 방문했다.

딥브레인AI 사무실에서 시범 운영 중인 가상인간의 모습. /김동원 기자

◇AI 휴먼의 경쟁력 ‘디테일’

“무엇보다 우리는 제품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딥브레인AI 사무실에 만난 한종호 부사장은 회사 제품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품질’을 꼽았다. 같은 가상인간이더라도 높은 퀄리티를 보유하는데 많은 투자와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가상인간의 디테일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웃을 때 치아와 치아 라인과 혀의 움직임까지 명확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기술을 구축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딥브레인AI가 AI 휴먼을 디테일 하나까지 구현하는 이유는 이 가상인간이 실제 사람을 기반으로 만든 제품이어서다. AI 휴먼은 홍보나 판매, 서비스 용도로도 사용되고, 이미 고인이 된 가족을 가상으로라도 만날 수 있는 존재로도 활용된다. 실제로 딥브레인AI는 고인 추모 서비스인 ‘리메모리’ 서비스를 운영하며 살아생전 AI 휴먼을 만들고, 이를 유산처럼 남겨진 가족에게 물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부사장은 “AI 휴먼이 누군가에겐 너무나 소중한, 보고픈 존재일 수 있다”면서 “사용자의 마음을 잘 알기에 낮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딥브레인AI의 품질은 높다고 평가된다. 가상인간에서 디테일적으로 가장 구현이 어렵다고 평가되는 부분은 입이다. 가상인간은 사람이 입력한 텍스트를 목소리로 구현하고 이에 맞춰 입 모양이 실시간으로 바뀌는데 높은 화질과 해상도로 이 입 모양을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보통 가상인간은 얼굴에서 코 아래로는 화질이 뭉개지는 등의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 딥브레인AI는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실시간 합성’ 기술 등을 제작했다. 사람의 하는 말을 실시간으로 가상인간이 구현하는 기술이다. 실시간 대화 내용에 따라 입 모양이 높은 품질로 바뀐다. 한 부사장은 “가상인간 제작 기업 중 실시간 합성 기술력을 갖춘 곳은 매우 드물다”며 “우리는 이 기술이 금융, 컨택센터 등에 사용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권 석권 이어 미·중 시장 포문

딥브레인AI 제품의 품질 차이는 고객사에서 가장 먼저 알아줬다. 회사 제품은 국내 제1금융권 90% 이상에 공급됐다. 금융사에서 ‘가상인간 도입 사업’을 나라장터 등에 올리면 많은 가상인간 기업들이 해당 사업에 참여했는데, 이 경쟁에서 딥브레인AI 제품이 대부분 낙찰이 된 것이다. 

이 기술력은 AI 강국이라 불리는 미국과 중국에서도 통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월 미국 법인을 만들어 AI 휴먼 개발을 위한 파트너사들을 전역에 확보해 글로벌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유명인의 AI 휴먼 개발뿐 아니라 리모메리 서비스 등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미국 외신 등에는 딥브레인AI의 리메모리 서비스가 여러 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중국에서도 상하이에 중국 법인을 두고 베이징, 심천 등 지사를 확장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최대 국영방송사인 ‘CCTV’는 딥브레인AI 기술을 활용해 중국 최초의 AI 앵커 ‘왕(Wnag)’을 개발해 특집 방송서 정식 공개하기도 했다. CCTV는 43개 채널을 운영하는 중국 대표 국영 방송사다. CCTV 측은 AI 앵커를 뉴스는 물론 각종 시사, 경제 정보 프로그램 진행해 사용한다고 밝혔다.

최근 인기인 생성형 AI 기업으로서의 가치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2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선정한 ‘글로벌 250대 생성형 AI 스타트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생성형 AI는 사용자 요구에 따라 기존에 없던 새로운 텍스트나 이미지, 영상 등을 생성하는 AI 기술이다.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GPT’가 생성형 AI의 대표 사례다. 한 부사장은 “한국 기업 중 250대 스타트업에 선정된 기업은 우리 포함해 3개 기업밖에 없다”며 “가상인간은 기존에 없던 인간을 만들고 여기에 소리도 만드니 생성형 AI에서도 어렵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딥브레인AI가 제작한 AI 윤석열의 모습.

◇가상인간 기반 AI 면접 서비스 준비…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시작됐다”

딥브레인AI는 기술 고도화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프레임워크 안에서 사용자가 10초나 20초 정도 영상 촬영을 하면 이를 기반으로 그 사람과 똑같은 AI 휴먼을 만들어주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플랫폼이 일부 기업에서 공급하고 있지만, 아직 품질이 낮은 만큼 높은 품질의 AI 휴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한 부사장은 “가상인간을 제작하는데 높은 비용이 들어 이를 자동화 솔루션으로 만들어 비용을 낮췄고, 5000문장이 필요했던 기술 수준을 지금은 300~500문장만으로도 가상인간을 제작할 수 있게 기술을 발전시켰다”며 “필요한 문장 수를 조금만 더 낮추면 목표로 하는 플랫폼은 완성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상인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대표 서비스가 ‘AI 채용’ 서비스다. 지금까지 면접은 취업 희망자가 회사가 요구하는 시간에 맞춰 면접 장소에 가야했지만, 이젠 AI 면접관을 가상인간으로 만들어 사용자가 원할 때 언제든지 비대면으로 면접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 부사장은 “지금 AI 면접의 경우 카메라에 촬영되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답을 해야 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우리는 여기에 가상인간을 사용해 실제 면접과 같은 환경을 구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고도화와 해외 판매 강화를 위해 현재 미국에서의 투자유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AI 휴먼 기술을 주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