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디지털의 만남... ‘읽는 풍경’ 달라졌다
전자책 독서율 늘며 ‘책 읽기’ 의미 넓어져…오디오 드라마·챗북 등 2차 콘텐츠 활발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 서재’, 새로운 독서 선보이며 누적 회원 550만 돌파
바쁜 현대인에게 독서는 힘과 노력이 꽤 드는 일이다. 책의 유용함은 잘 알지만 그럼에도 책 읽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난관을 뚫고 읽을만한 도서를 고를 안목도 부족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 독서 인구는 47.5%로 2019년에 비해 8.2% 감소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독서가 어려운 이유로 '책 이외 매체·콘텐츠 이용'(26.2%)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는 휴대기기를 이용해 콘텐츠를 접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영향 때문인지 전자책 독서율은 오히려 2.5% 상승했다.
독서의 의미는 달라지고 있다. 이제 책에 기반한 콘텐츠를 즐기는 것 자체가 독서가 됐다. 최근 책과 멀어진 사람들을 붙잡기 위해 ‘디지털의 힘’을 활용한 독서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독서에 이르는 진입장벽을 낮추며 독서 생태계의 확장을 이끌고 있다.
책을 읽는 방법은 기술을 만나 달라졌다. 사람들은 인상 깊은 문장을 발견했을 때 더 이상 노트와 펜을 찾지 않는다. 책에 밑줄을 긋거나 노트에 적는 일은 스마트폰이 수행하는 시대가 됐다.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 서재'는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새로운 독서 형태를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해왔다. 13만권의 전자책, 그중에서도 시중 베스트셀러 70%에 달하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밀리의 서재 독서 IP(지식재산)를 바탕으로 오디오북·챗북 외에도 다양한 '2차 콘텐츠'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 출판계의 새로운 트렌드, 밀리 오리지널
밀리의 서재는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인 '밀리 오리지널'에 꾸준히 투자를 이어왔다. 최근 ‘선(先) 전자책, 후(後) 종이책’이 출판계 문화로 자리 잡았는데 황보름 작가의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대표적인 사례다. ‘밀리 오리지널’ 전자책으로 먼저 선보인 이 책은 호평을 받아 종이책으로 출간되었고 18만부 이상 판매되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후 영국 유명 출판사 블룸즈버리가 영어 판권을 구매했고 지난해 10월 지니뮤직과 밀리의 서재가 공동 제작한 동명의 오디오 드라마에 배우 오연서와 이수혁이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등 독서 콘텐츠 확장의 새로운 예를 보여줬다.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역시 밀리의 서재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올해 2월 기준 1·2권 누적 판매 130만부를 돌파했고 11개 언어권·13개국으로 해외 판권이 수출됐다. 이외에도 최근 영화화가 결정된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과 지난해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스릴러'에 선정된 이정명 작가의 '부서진 여름'도 밀리 오리지널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 독자가 참여하는 콘텐츠 커뮤니티, 밀리의 발견
‘밀리의 발견’은 지난해 10월, 책을 추천받고 싶은 구독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큐레이션 코너다. 출판사 마케터, 책방 주인, 도서 편집자 등 책과 밀접한 6인이 일상 속 이야기를 책과 연관지어 카드뉴스 형식으로 연재한다.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코너로 참가자로 선정되면 책을 소개하는 '북리더(Book Leader)'가 되어 자신이 선정한 책을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포스트를 발행한다. 독자가 콘텐츠 생산자가 되는 '프로슈머'가 돼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책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참가자들끼리 모이는 정기모임도 있다.
◇ 오감이 즐거운 멀티미디어 콘텐츠, 도슨트북
도슨트북은 박물관·미술관에서 관람객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도슨트(docent)'처럼 스테디셀러 혹은 베스트셀러를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다. 책 내용을 해설가의 설명과 함께 웹툰 형식으로 보여준다.
첫 도슨트북으로 선보인 '위대한 개츠비'는 20세기 초반 미국 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해 미국의 주요 역사를 재치 있게 다룬 미국사 전문가 김봉중 전남대 교수가 해설을 맡았다. 1920년대 미국사를 기반으로 전체 스토리를 설명하는 파트1과 작품을 해설하는 파트2로 나눴다. 특히 파트1은 웹툰에 시·청각 인터렉션 요소가 포함됐고 개별 인물의 성격과 특징, 장면에 따른 시대적 배경 등에 대한 부연 설명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