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물가 상승"… 車 구매 심리 하락 올해도 이어져
글로벌 경기침체 확산과 기준 금리 인상 여파로 고가 품목의 구매 계획을 미루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국내 자동차 구매 의향이 지난해 연중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미국, 영국, 한국 등 24개국 18세 이상 1000여 명 소비자 대상 6개월 내 차량 구매 계획을 조사한 자동차구매의향지수(Vehicle Purchase Intent Index, 이하 VPI 지수) 월간 리포트를 발행했다.
리포트는 2021년 10월 VPI 지수(100)를 기준으로 이를 상회하면 소비자 자동차 구매 의향이 '증가', 하회하면 '감소'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소비자의 VPI 지수는 인플레이션 및 고금리 정책 지속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공급망 이슈,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높아진 불확실성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이와 같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자동차구매의향지수, VPI 지수 5개월 연속 90선 미만 기록
국내 소비자들은 2021년 12월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자동차 구매 심리는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VPI 지수는 2021년 12월 107.2를 기록한 후 92.4(지난해 1월), 114.9(2월), 96.7(3월), 111.0(4월), 93.5(5월), 99.5(6월)를 기록했으며, 하락 시에도 100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119.3(7월)을 기록한 후 86.8(8월)로 하강한 뒤 69.5(9월), 63.7(10월)까지 내려갔다. 이후 86.5(11월)를 기록했지만 70.5(12월)로 떨어졌다. 7월 이후 VPI 지수가 5개월 연속 90선 미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하반기 국내 자동차구매의향이 저조했음을 알 수 있다.
구매의향 하락 요인은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처분 소득 감소, 차량 유지비용 부담 증가, 자동차 할부금리 상승(지난해 하반기 기준 11%),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증가 등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VPI 지수 5개월 연속 100선 미만 기록 완만한 하락세 지속
글로벌 소비자 VPI 지수도 지난해 8월을 기점으로 5개월 연속 100선을 하회하고 있으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10월(77.7) 이후 두 달간 VPI 지수(11월: 82.8, 12월: 84.8)가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VPI 지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수요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소비자 구매 우려 요인을 살펴보면 국내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고가 품목 구매 계획 연기'와 '현재 저축 금액 소진 우려'를 꼽은 응답이 각각 45%였다. 여기에 반도체 및 부품 공급 이슈,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해 글로벌 차량 구매 의향 지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태환 한국 딜로이트 그룹 자동차산업 리더는 "글로벌 경제가 악화되며 한국과 글로벌 소비자 VPI 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자동차 판매 시장에도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업계는 달라진 소비자의 이용 패턴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대비할 탄탄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