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리즘 김상윤 칼럼] 웹3.0은 필연적인 변화인가?
최근 메타버스, NFT 외에도 디지털 분야에서 새롭게 유행하고 있는 용어가 있다. 바로 ‘웹3.0(web3.0)’이다. 이 용어는 사실 2014년 이더리움 공동 창시자 게빈 우드(Gavin Wood)에 의해 처음 제시되었다. 웹3.0은 탈 중앙화, 블록체인 기술 및 토큰 경제학(Token Economy)과 같은 개념을 총칭하는 용어로, 인터넷을 일컫는 월드 와이드 웹 (World Wide Web)의 세 번째 진화라는 뜻으로 창조되었다.
웹1.0 시대는 1990년대 인터넷의 탄생으로 비롯된 웹이라는 가상공간을 인류가 처음으로 활용하게 된 시기를 일컫는다. 웹1.0 시대에는 기업들이 웹 사이트를 구축하여 이용자들에게 일 방향적으로 정보를 제공했다. 2000년대 중반 SNS와 스마트폰의 탄생은 웹2.0 시대로의 변화를 이끌었다. 이용자들은 정보의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하는 프로슈머(Prosumer)가 되었고, 이 과정에서 플랫폼 기업들은 정보 유통의 중개자 역할을 하면서 ‘플랫폼의 시대’를 열었다. 현재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소수의 대형 플랫폼들은 전 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룡 기업이 되었다. 이로 인해 감시자본주의의 도래, 정보의 독과점과 비대칭,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등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웹3.0 논의를 앞당기게 했다.
웹3.0은 탈중앙화, 개인화, 지능화로 표현되는 시대이다. 웹3.0 시대의 대표적인 기술은 ‘블록체인blockchain’이다. 이 기술은 간단히 말하면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한 다음, 이를 수많은 컴퓨터에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블록체인의 근본 원리이자 핵심 가치의 하나는 탈중앙화다. 중앙의 서버나 대형 플랫폼 기업에서 정보가 처리되고, 의사결정의 전권을 중앙에서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의 참여자 모두가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다. 이는 조직 구조와 소통 구조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2021년 뉴욕에서는 택시 운전자 2,500여 명이 운전자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우버와 리프트가 고용보험이나 최저임금 등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운전자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동조합을 통해 운전자들은 서로 운전 데이터, 교통 상황 데이터를 주고받고, 중요한 논의에는 공동의 방식으로 의사 결정하였다. 의사 결정 과정이 다소 비효율적일 수는 있지만, 모든 사람이 참여하여 공동의 가치를 나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이점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데이터 협동모델(Data Cooperative Model)’이라는 개념을 발표했다. 데이터를 기업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개인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데이터를 보유하고, 기업들이 협동조합과의 관계를 통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개념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데이터 최초 생산자인 개인들에게 그 대가를 지불한다. 정보의 생산자인 개인의 권한이 강화되는 구조이다.
웹3.0 시대로의 완전한 전환은 가까운 미래의 일은 아닐 것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기술적, 사회 제도적, 비즈니스적 문제가 많다. 그리고 실제로 웹3.0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지도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의 권한과 혜택을 데이터의 생산자에게 돌려준다는 점, 소수의 데이터 독과점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웹3.0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웹3.0 시대가 열어갈 미래를 기대해본다.
[김상윤 교수] 김상윤 중앙대 교수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기술로 인한 우리 사회의 변화와 미래 모습을 제시하는 '디지털 융합 멘토'다. 다수의 기업 및 공공 기관에서 메타버스, AI,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프로젝트와 자문에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메타 리치의 시대', 미래 시나리오 2022' 등이 있으며 최근 메타버스 전문 미디어 플랫폼 '메타플래닛', '메타리즘'에서 전문가 칼럼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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