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가 많아졌다. 트라우마는 실제적이거나 위협적인 죽음, 심각한 질병 혹은 자신이나 타인의 신체적(물리적) 위협이 되는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후 겪는 심리적 외상을 뜻하는 말로, 스트레스의 범주를 넘어 안전과 생명에 위협이 될만한 사건을 겪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은 사람이 일생 트라우마를 겪을 확률은 50% 이상으로 굉장히 높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까지 포함하면 8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트라우마 극복 방법을 소개했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트라우마 상황이 발생하면 극도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서 ▲피곤함 ▲두통 ▲소화 불량 ▲식욕 부진 ▲손발 저림 등 여러 신체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불안 ▲걱정 ▲원망 ▲화남 ▲슬픔 등 다양한 감정 반응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모두 치료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트라우마의 절반 이상은 3개월 이내 회복되며, 3개월 이상 지속된다고 해도 80~90%는 1~2년 이내에 회복할 수 있다.

문제는 심각한 트라우마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다.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사건 이후 ▲강제적이고 반복적인 기억 ▲관련 장소나 상황 등을 회피 ▲예민한 상태 유지 ▲부정적인 인지와 감정의 4가지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의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인한 ‘이 세상은 믿을 수 없다’ 혹은 ‘우리는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등의 생각과 함께 인지와 감정에 부정적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또한 공격적 성향, 충동조절 장애, 우울증, 약물 남용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성격이 변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약물치료와 정신 치료 요법을 통해 치료한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정신 치료법으로는 트라우마에 초점을 둔 인지행동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이는 잘못된 생각을 수정하고 트라우마 사건을 다시 바라보며 건강하게 직면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다.

트라우마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는 사람에게는 ▲강요하지 않는 것 ▲피하지 않는 것 ▲다 아는 것처럼 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이 웃거나 행복하게 살 가치가 없다며 스스로 과도한 죄책감을 느낄 수 있음을 이해하고, 이들이 주저 없이 감정을 표현하고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트라우마 직후 긴장 상태에서 이야기를 꺼냈을 때 자꾸 그 상황이 떠올라 얘기하고 싶지 않다거나 감정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경우에는 강박적으로 ‘빨리 남에게 얘기해야겠다’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희 교수는 “결국 중요한 것은 트라우마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트라우마를 다른 많은 기억 중 하나의 기억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지지가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정말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트라우마를 슬기롭게 해결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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