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5번째… “카카오에 ‘책임감’은 없었다”
계속된 오류에도 사전 대응 미흡, 신뢰 하락으로 타 서비스 이용 움직임 급증
경기도 성남 판교의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15일 오후부터 카카오 서비스가 오류가 16일 저녁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이번 오류는 예고된 결과”라는 비난이 강하게 일고 있다. 그동안 오류가 계속돼왔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의 안일한 대처가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카카오톡은 올해만 5차례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2월에는 카카오 QR 체크인 등 일부 서비스가 중단됐다. 7월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오류가 발생했고 9월에는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10월에는 이번 건까지 총 두 차례 오류가 발생했다. 지난 4일 2시 10분쯤부터 카카오톡은 모바일과 PC 버전 모두 메시지 전송이 중단됐었다.
지난해에도 카카오톡의 오류는 계속 존재했다. 지난해 5월 밤에는 2시간 넘게 메시지 수신과 발신이 되지 않은 장애를 일으켰다. 7월에는 약 1시간 40분 동안 카카오톡 이미지 수신과 발신이 되지 않았다.
카카오톡은 기업 카카오의 ‘젖줄’과 같은 존재다. 카카오 그룹의 탄생이 카카오톡에서 시작됐다. 현재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대부분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제공된다. 쇼핑, 음식 배달, 지도, 선물하기 등의 기능은 모두 카카오톡에서 서비스된다. 다른 서비스도 메신저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는 카카오톡을 무기로 영업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제공하는 기업용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워크를 광고하며 그 강점으로 카카오톡과의 유사한 사용자경험(UX)을 내세우고 있다. 정주영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무는 지난해 6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카카오워크는 카카오톡과 유사한 UX 강점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지속된 카카오톡의 오류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만 대응해왔다. 올해만 5번 오류가 발생한 것만 이를 알 수 있다. 이번 서비스 정지도 마찬가지다. 화재에 관한 명확한 매뉴얼만 있었어도 24시간 이상 서비스가 완전 복구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다. 약 3만2000대 정도의 서버를 한 데이터센터에 모아놓고 여기서 화재와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시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
이번 서비스 이용 중지로 일각에서는 메신저 1위인 카카오톡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메신저 앱은 네이버 ‘라인’을, 택시 호출 앱은 카카오T 대신 ‘우티(UT)’ 서비스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5시 45분 현재 ‘플레이스토어’ 앱 인기차트에는 1위에 네이버 라인, 3위에 UT가 자리하고 있다.
한 출판 업계 종사자는 “오늘부로 회사 업무 메신저를 카카오톡에서 라인으로 바꿨다”며 “카카오톡이 또 언제 오류가 발생할지 몰라 오류가 적은 라인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IT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가 계속 오류가 발생하면 데이터를 분산화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는 얘기된 결과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열사는 계속 쪼개온(분산해온) 카카오가 왜 데이터센터는 분산할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