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의 텍스트 분석 통해 공통의 내용과 시적 구조를 파악하고, 활용해 새로운 시 창작 가능

(사진제공: Ai-Da)

그림을 그리는 인간형 로봇 '에이다'가 TV로 생중계된 영국 상원 통신·디지털위원회 청문회에 지난 11일 참석해 화제다.

이 청문회는 새로운 기술들이 예술·창작 분야 산업에 미칠 영향을 토의하는 자리로, 단발 길이의 검은 가발과 짙은 빛깔의 데님 멜빵바지를 입고 있던 에이다는 발명자 ‘에이든 멜러’와 함께 참석했다. 

멜러는 에이다를 세워 놓은 후 옆자리에 앉아 개발 과정과 원리를 설명하면서 "대답을 하는 데 쓰이는 AI 언어모델이 더 좋은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미리 제출해 달라”고 의원들에게 요청했다. 에이다는 목과 머리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는가 하면, 눈을 깜빡이고 입을 움직이는 등 인간의 행동을 본뜬 움직임을 보이며 계속 기립한 자세로 의원들의 질문에 답했다.

에이다는 "어떻게 예술 창작을 하며, 창작물은 인간 의 창작물과 어떻게 다르냐"라는 데버라 불 상원의원의 질문에 "(두)눈에 달린 카메라, 인공지능(AI) 알고리즘, AI 로봇 팔을 이용해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이를 통해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이미지를 만든다"라며 "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자 알고리즘이며, 또 그에 의존한다. 비록 나는 생명체가 아니지만 예술을 창작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또 대규모의 텍스트를 분석해 공통의 내용과 시적 구조를 파악하고 이런 구조와 내용 등을 활용해 새로운 시를 지을 수 있음을 밝혔다.

청문회 도중 에이다가 한동안 '먹통' 상태가 되면서 진행이 몇 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옆 자리에 앉아 있던 멜러는 자리에서 일어나 에이다에게 선글라스를 씌운 후, 허리를 숙여 에이다의 다리 쪽에 있는 전원 스위치를 껐다가 켜는 듯한 동작을 하고 나서 에이다에게 씌운 선글라스를 도로 벗기는 등 리셋하는 절차를 거쳤다

에이다는 예술 창작에 있어 기술의 역할에 관한 린 페더스톤 상원의원의 질문에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며 "예술가들이 기술을 이용해 자신을 표현하고 기술, 사회, 문화 사이의 관계를 성찰하고 탐구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에이다는 2019년 2월 옥스퍼드대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런던의 디자인 뮤지엄에서, 올해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각각 개인전을 연 바 있다. 발명자인 에이든 멜러는 옥스퍼드와 런던 등에서 화랑을 운영하고 있다. 

metarism@metaplanet-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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