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노이즈 캔슬’ 기능, 소음성 난청 방지에 도움 확인
외부 소음 탓에 기준치 이상으로 소리를 높여 음악이나 영상을 감상해 발생하는 ‘소음성 난청’ 문제 해결에 주변 소음을 제거하는 ‘노이즈 캔슬’ 기능이 도움 된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삼성서울병원 문일준 교수, 설혜윤 박사 연구팀은 국내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소음 제거 기능 활성 여부에 따른 소음 정도, 선호 청취 음량 차이를 비교해 국제 학술지 ‘헬스케어(Healthcare)’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난청인 15명, 건청인 15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커널형 이어폰을 이용해 소음 제거 기능의 효과를 측정했다.
우선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상황을 가정해 버스와 카페에서 나는 소음(80dB) 환경에서 소음 제거 기능 활성화 여부에 따라 같은 소리라도 실제 귀에서 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저주파수(250, 500Hz)와 전체 주파수(200-6,000Hz)로 나누어 조사한 결과, 저주파수와 전체 주파수 대역 모두 소음 제거 기능을 활성화했을 때 주변 소리의 크기가 유의미하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소음 제거 기능을 켜자 건청인은 소리 크기가 저주파수 대역에서 버스는 12dB가량, 카페에서는 12~14dB 줄었다. 난청인도 같은 저주파수 대역에서 버스와 카페 모두에서 8~12dB 정도 소리 크기가 줄어든 효과를 봤다. 이러한 효과는 주파수 범위를 전체 주파수 대역으로 넓혀도 유지됐다.
이는 실제 사람이 아닌 소음 제거 기능의 효과 평가에 쓰이는 KEMAR(Knowles Electronics Manikin for Acoustic Research)에서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 KEMAR를 이용한 실험에서 버스와 카페 모두 소음 제거 기능을 켰을 때 소리의 크기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피험자들의 선호 청취 볼륨의 차이도 비교했다. 피험자에게 BTS의 다이나마이트(Dynamite)를 들려준 다음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청취 볼륨을 조사했다.
그 결과, 소음 제거 기능을 활성화했을 때가 비활성화 때 보다 청취 볼륨의 레벨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건청인의 경우 버스에서 기존보다 7단계, 카페에서는 11단계나 볼륨을 내렸고, 난청인들은 버스에서 12단계, 카페에서 9단계까지 볼륨을 낮췄다. 이는 소음 제거 기능으로 더 낮은 볼륨에서도 충분히 음원 청취가 가능했음을 뜻한다.
연구를 주관한 문일준 교수는 “이어폰, 헤드폰 등의 개인용 음향 청취기가 보급됨에 따라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소음성 난청’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청력 보호에 있어 ‘소음 제거 기능의 잠재적 가능성’을 확인한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활발한 연구를 통해 이러한 기능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