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인공지능은 발명자가 될 수 없다”
인공지능 다부스를 발명자로 표시, 국내 특허청 ‘무효처분’
자연인이 아닌 인공지능(AI)을 발명자로 한 특허출원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특허청 판단이 나왔다.
지난달 미국의 AI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가 ‘다부스(DABUS)’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표시한 국제특허출원건을 무효처분했다.
출원인은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 다부스가 일반적인 지식을 학습한 뒤 식품용기 등 2개의 서로 다른 발명을 스스로 창작했다고 주장한 뒤 우리나라를 포함해 16개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국내 출원 심사는 2021년 5월에 이루어졌다.
특허청은 2월 출원자에게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한 것을 자연인으로 수정하라’는 보정 요구서를 보냈다. 하지만 출원인이 이에 응하지 않아 결국 최종 출원 무효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특허법 및 판례는 자연인 만을 발명자로 인정하고 있으며 미국, 영국, 독일 등 모든 나라 특허법에서도 동일하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다부스는 현재 11개국에서 출원 단계를 밟고 있고 5개국에선 심판 혹은 소송을 진행 중이다.
단, 지난해 7월 호주 연방 1심 법원에서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했으나 올해 4월 연방 2심 법원에서는 만장일치로 1심 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결정했다. 올해 3일 독일 연방 특허 법원에서는 자연인만 발명자로 인정하되 그 성명을 기재할 때 AI에 대한 정보를 병기하는 것은 허용된다는 판결 사례가 있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현재 인공지능 발전 속도를 볼 때 언젠가는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해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며 "이에 인공지능 발명을 둘러싼 쟁점들에 대해 학계·산업계 및 외국 특허청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도 우리가 국제적 흐름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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