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맨오브크리에이션 제공

"입대는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영장이 아직 안 와서 매일 우편물을 확인하고 있다.(웃음) 이때 군대에 가서 아쉽지 않냐고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어쨌든 작품이 잘 된 상태에서 행복한 마음으로 편하게 갈 수 있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데뷔 9년 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강태오는 입대 소감을 묻는 말에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히 다녀오라"는 기자의 말에 "여러분이 발 뻗고 주무실 수 있게 열심히 나라 지키겠다"며 듬직한 모습까지 보인 그다.

강태오는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로 데뷔한 후 또렷한 이목구비, 환한 미소, 듬직한 피지컬로 여심을 매료해왔다. 웹드라마에서 첫 연기를 선보인 그는 단막극을 거쳐 드라마 '스무살', '여왕의 꽃', '최고의 연인' , '쇼트',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등에서 활약했다.

그의 존재감이 두드러진 건 2019년. 그는 첫 사극 '조선로코 녹두전'에서 순애보와 악인을 넘나든 반전 캐릭터로 시청자를 충격에 빠트렸다. 마치 1인 2역을 소화하듯 유연히 오가는 극단의 연기가 화제를 모았다. 이후 차기작으로 선택한 '런온'에서는 미대생으로 변신, '댕댕미'를 가득 풍기며 연하남 캐릭터로 사랑받았다.

그런 그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드디어 대표작을 썼다. 극 중 훈훈한 외모와 다정한 성격으로 인기를 한 몸에 받는 법무법인 한바다 송무팀 직원 '이준호' 역을 맡으면서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따뜻한 성장사 덕에 0.9% 시청률로 시작한 작품은 17.5%로 수직 상승 그래프를 그렸고, 국내를 넘어 해외 팬들까지 양산했다.

인기의 큰 축을 잡은 건 단연 주인공 '우영우'(박은빈)와 '이준호'(강태오)의 러브라인. 설레면서도 풋풋한 둘의 사랑을 보고 있자면,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솟구쳤다. 특히 이준호는 우영우의 행동에 섭섭해질 때면 '섭섭한데요'라고 말하며 '국민 섭섭남'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대본을 보고 입맞춤하는 신이 있으면 그 신은 화제가 되겠구나 예상했지만, '섭섭한데요' 부분은 꿈에도 생각을 못 했다. 그냥 촬영한 건데 그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실 줄 몰랐다. 저희가 사전제작이어서 그런 반응을 노리고 다른 '섭섭해요' 신이 나오거나 촬영한 건 아니었다."

영우와 준호가 복도에서 나눈 긴 키스신은 단연 순간 최고 시청률 감이었다. 제대로 된 키스를 처음 하는 우영우가 "원래 키스할 때 이빨이 부딪히는 게 맞느냐"고 묻는 신이 화제였다. 강태오는 당시 촬영을 회상하며 "찍으면서도 낯설고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실 입맞춤할 때 누가 그렇게 얘기하겠나. 입을 살짝 벌리고 눈을 감으라고 말하니까 되게 낯설었다.(웃음) 준호가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게 표현해야 담백하고 거부감 들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최종적으로는 현장에서 은빈 누나하고 호흡을 맞추고 분위기를 느끼면서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대본을 봤을 때는 '이빨을 부딪히는 게 맞는 겁니까' 그런 부분이 되게 놀라웠다. 표현이 신선하기는 했다. 어색하면서도 낯선데 쑥스러운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다."

준호가 워낙 판타지적인 인물이다 보니 어려운 신도 많았지만, 강태오는 대선배 박은빈의 조언을 얻으며 배워갔다. 디테일한 박은빈의 피드백 덕에 '이준호'의 결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은빈 누나는 대선배님이시다. 같이 신을 찍을 때도 '여기서 이렇게 준호가 다가오면 되게 좋을 것 같은데. 몇 번째 테이크 때 이 눈빛 좋았어' 하면서 되게 솔직하게 말씀해 주신다. 솔직한 피드백이 있어서 장면이 더 풍성하게 나온 것 같다. 확실히 많은 도움이 됐다."

박인빈과의 호흡뿐만 아니라 '한바다즈'와의 꿀케미도 관전 포인트였다. 강태오는 강기영, 하윤경, 주종혁과의 현장이 늘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현장 막내로서 형, 누나들에게 예쁨을 한껏 받았다며 미소 지었다.

"전 되게 듬직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영이 형이 다른 인터뷰에서 제가 보호 본능을 자극한다고 하셨더라. 왜 그러셨을까 싶다. 하하. 현장에서 종혁이 형도 그렇고 윤경 누나도 그렇고 저를 친동생처럼 잘 대해주셨다. 그래서 그런가 저를 우쭈쭈해주시기도 했다. 하지만 제가 허당미가 있다는 건 크나큰 오해다. 저는 그렇지 않다. 나름대로 계획도 잘 실천하는 사람이고, 매사에 진지한 편이다."

형, 누나들이 보기엔 마냥 막내둥이 같았지만, 강태오는 스스로 남자다운 구석이 있다며 "준호처럼 섬세하지는 않지만, 저도 나름대로 섬세한 부분이 있다"고 로맨티시스트적인 면모를 강조했다.

"저는 그냥 남들 같은 보편적인 성격 같다. 상남자까지는 아니다. 준호는 워낙 판타지적인 인물이지 않나. 감히 따라갈 엄두가 안 나는 친구다. 섬세한 면도 있다. 저도 나름대로는 섬세하다고 생각하는데 준호에게는 따라가지 못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준호만큼 그럴 수는 있다. 하하. 이런 말 할 때마다 민망하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의 그런 정신은 (준호와) 같지 않나 싶다."

강태오는 입대를 앞두고 광고계 러브콜을 받으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엔 군복을 입고 찍은 샌드위치 브랜드 광고 촬영 현장 사진이 SNS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우영우' 덕에 여러 경험을 하고 있다며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겸손해한 그다.

"물론 지금도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앞으로는 더 신중하고 행동에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많은 사랑해 주신다는 거니까 발전하라는 채찍질이라고 느끼기도 한다. 일종의 경각심인 것 같다. 스스로 '너를 보는 사람이 많으니까. 똑바로 해!'라는 말을 하곤 한다."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 시민분들께서도 많이 봐주시더라. 정말 감사하지만 행동 하나하나 의식을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어찌 보면 강태오라는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있다."

올해로 29살. 강태오는 군대에 다녀오면 30대로서의 삶을 맞이하게 된다. 그가 꿈꾸는 30대의 삶은 어떤지 묻자 "그냥 20대 청춘의 마음으로 쭉 살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귀 후 차기작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즌2를 찍고 싶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복귀작에 대해서는 아직 디테일하게 결정된 건 아니지만, 기회가 되면 저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시즌2를 정말 정말 하고 싶다. 복귀하자마자 찍게 될지, 찍을지 안 찍을지도 구체적으로 나온 게 아니라서 상황을 봐야겠지만, 기회가 되면 시즌2를 정말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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