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KBO리그 중단시킨 'NC선수들 코로나 술판'..구단주 '택진이형' 어디에?
코로나19 여파로 프로야구 리그가 사상 초유의 중단 사태를 맞았다.
리그 중단 사태의 시발점이 된 NC 다이노스 선수 3명의 신원이 밝혀졌다. NC의 주축 선수인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가 바로 그들이다. 박민우도 이들과 같이 자리를 했으나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이 훈련 또는 경기를 하다가 코로나에 걸린 것이 아니라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원정 숙소인 호텔에서 외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연일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연일 발생되어 코로나가 또 다시 확산되는 이 시기에 안일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은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에 더해,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서 감염 경로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청은 14일 오후 NC 소속 선수 3명과 일반인 여성 2명을 강남경찰서에 수사의뢰했다. 6명이 모였던 사실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남구청이 이들을 경찰에 고발한 점으로 미루어 어느 한명이 아니라 확진자 3명 모두 단체로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선수들과 외부 지인들이 1차 역학조사 단계에서 이 모임 자체를 진술에서 누락시켰다"며 "그런 이유 때문에 이 다섯 분을 고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석민은 사과문을 통해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와 함께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지인) 2명 등 총 6명이 숙소에서 음주 모임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곳에서 역학조사 질문이 있어 당황했지만,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에서 묻는 내용에 사실대로 답했다”고 주장했다. 방역당국의 조사에 충실히 따랐다는 것이다.
선수들은 리그 파행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자신들이 허위 진술을 했다는 것에는 명백한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강남구청은 확고하게 허위진술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NC 구단의 대응에 대한 비난도 뜨겁다.
NC는 처음 확진자가 발생했을때 당연히 자체 진상파악을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선수 개인의 정보를 보호해야 한다', '방역당국의 조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입장만 되풀이 할 뿐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NC 구단이 숙소에서 음주 모임을 한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의 부적절한 행동을 모를 리 없었지만, 시간을 끌었다. 현재의 진실공방과 같은 상황이 온 것에 대한 책임은 NC 구단에 있다. NC 구단이 상황 발생 시점부터 투명하게 대응했더라면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이번 방역 논란에서도 끝내 입을 연 것은 구단이 아니라 선수들이다. 선수들은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박석민이 사과문에서 '숙소 술자리' 정황을 설명했다.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된 사과문이지만, 구단은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황순현 NC 대표도 사과문을 냈지만, "방역 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선수뿐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번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또한, NC는 일단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김종문 단장의 직무를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프로야구 40년 역사에 정규리그가 중단된 초유의 사태를 일부 선수들의 일탈로 치부하거나 사장의 사과문, 단장의 업무배제로 마무리될 수는 없다. 2020시즌 NC가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을 때 가장 각광을 받은 인사는 '택진이 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린 NC의 김택진 구단주였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김택진 구단주는 어디에도 없다. 하루라도 빨리 그가 모습을 드러내고 야구팬들과 다른 구단에게 진정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에 대한 확고한 약속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