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맞은 샤넬 ‘N°5’, 샤넬 하우스의 상징이자 여성미의 아이콘
샤넬 하우스를 상징하는 향수 ‘N°5’가 100주년을 맞았다.
1921년 처음 출시된 N°5는 샤넬 하우스의 원동력이자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창작자와 창작물의 완전한 자유를 대변하며 다른 모든 샤넬 향수의 스타일을 정의해왔다.
N°5는 자신의 이름을 딴 향수를 선보인 최초의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이 제작한 첫 번째 향수였다. 가브리엘 샤넬은 한 가지의 꽃향기만 선사했던 기존의 향수가 지닌 여성성의 제약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Ernest Beaux)는 최고급 자연 유래 성분과 당시에는 생소했던 합성 분자인 알데하이드를 전례 없는 비율로 조합하여 향기 노트를 강조하는 아방가르드한 구성의 N°5를 만들어냈다. N°5는 이러한 파격적인 매력으로 현대 향수 시대의 막을 여는 전환점이 되었고, 향수의 역사를 바꾸었다.
N°5의 세 가지 필수 요소인 혁신적인 향과 최고급 원료 그리고 파격적인 패키징은 다른 모든 샤넬 향수의 스타일을 정의했다. 또한, 1921년 N°5 빠르펭로 시작해 1924년 N°5 오 드 뚜왈렛, 1986년 N°5 오 드 빠르펭, 2008년 N°5 오 프리미에르, 2016년 로(L’Eau)로 현재까지 다섯 가지로 출시됐다.
1937년 유명세를 떨치던 가브리엘 샤넬은 자신이 만든 향수 N°5를 대표하는 최초의 모델이 되었다. 특히 1952년 마릴린 먼로가 잠자리에 들기 전 ‘N°5 향수 몇 방울’만 몸에 걸친다고 고백하며, N°5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1960년대에는 2007년도까지 샤넬 향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멋진 여성들을 선택하고 사진 및 영화계의 가장 유명한 감독 및 작가에게 의뢰하여 여성 모델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역사에 길이 남을 광고 캠페인을 만들어냈다. 수십 년 동안 알리 맥그로우, 로렌 허튼, 까뜨린느 드뇌브, 캐롤 부케, 니콜 키드먼 등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배우들이 N°5를 대표했다.
샤넬은 향수의 앰버 컬러가 돋보일 수 있는 미니멀한 보틀을 디자인하여 제품을 선보였다. 캡에는 최초로 교차된 더블 C 로고가 장식되어 있다. 극도의 간결함이 돋보이는 라벨은 시대 정신을 반영한다.
가브리엘 샤넬은 특정한 꽃을 떠올릴 수 없는 감각에 대한 과감한 시도를 통해 향수의 역사를 바꿔 놓은 추상적인 향수 N°5를 만들어 냈다. 가브리엘 샤넬은 “항상 더하지 말고 뺄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N°5의 절제되고 우아한 디자인은 변함없이 그 모습을 유지해왔다.
N°5는 예술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59년, N°5 박스는 뉴욕 현대 미술관의 영구 소장품이 되었다. 그 후 1980년대에는 앤디 워홀 작가가 N°5에 바치는 9장의 스크린 프린트 시리즈를 선보였고, 이는 팝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