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좋은 영향 주는 작품 맞을까?"라는 안희연 질문에 답 '어른들은 몰라요'
그룹 EXID의 멤버 하니가 배우 안희연으로 스크린을 통해 대중과 만난다. 그가 선택한 작품은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폭력, 욕설, 임신 등 자극적인 요소들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안희연이 그 출발에서 던진 첫 번재 질문은 하나였다. "제가 앞으로 하는 게 조금이라도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면 좋겠어요."
6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의 언론시사회가 열려 이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유미, 안희연(EXID 하니), 신햇빛이 참석했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덜컥 임산부가 되어버린 18세 세진(이유미)이 유산을 결심하고, 거리를 떠돌다 동갑내기 주영(안희연, EXID 하니)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신햇빛은 세진의 동생 세정 역으로 합류했다.
배우 이유미는 영화 '박희영'에 이어 '어른들은 몰라요'까지 이환 감독과 함께 하게 됐다. 캐릭터의 이름도 '세진'으로 같다. 이유미는 "이환 감독님께서 '세진이를 중점으로 영화를 찍을거야. 너와 닮은 배우가 동생 역으로 나올거야'라고 하신 뒤, 시나리오를 주셨다. 시나리오를 읽고 첫 질문이 '세진이 왜 이러나'였다. 제목을 보고, 내가 어른이라서 모르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어 세진이가 궁금해졌다. 어른이라서 이해를 못하는거면 '세진'이가 되어 이해해보고 표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류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어려운 과정이었다. 세진이는 18살에 임신을 하게 되고, 어른들의 외면에 홀로 낙태를 결심하고 거리로 나온 인물이었다. 거리에서 만난 동갑내기 주영, 재필, 신지와 세상에 사정없이 부딪히며 약물, 폭력 등에 노출된다. 이유미는 가장 어려웠던 장면으로 세진이가 쓰러진 상황에서 재필과 주영의 다투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세진이는 쓰러져서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주영이의 이야기가 너무 아파서 자꾸 앓는 소리를 내더라"라고 캐릭터에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배우 안희연은 주영 역을 맡았다. 4년 동안 거리에 방치되어있었던 인물이다. 거침없는 욕설, 폭행 등 그룹 EXID의 멤버 하니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연기를 스크린에서 과감하게 펼친다. 이환 감독은 "TV에서 하니를 봤을 때, 굳세어라 금순아같은 건실하고 착한 이미지가 있었다. 그런데 이 배우를 캐스팅하면, 좋은 배신감을 나도, 관객에게도 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캐스팅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안희연은 첫 연기도전을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하게 됐다. 그는 "제가 계약이 끝나고 미래에 대해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을 때, 감독님께서 제안해주셨다. 그때 제가 '저는 아무것도 정한게 없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는 정했는데, 제가 앞으로 하는게 조금이라도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었다. 감독님께서 자신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해주셨다. 다음날부터 워크샵에 합류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워크샵을 통해 배우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어른들은 몰라요'에 대해 고민할 수있는 시간을 가졌다. 안희연이 자신의 신념을 내려놓고 배우라는 옷을 입고 주영으로서 세진에게 폭력을 행하게 되는 촬영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그 시간을 통해서였다. 이환 감독은 "안희연 배우가 노력을 많이했다"며 "돌로 내리치는 장면을 찍는 장면을 연습하기 위해 정육점에서 돼지고기를 사와서 놓고 치기도 했다. 그 고기를 며칠 갖고 다니다가 썩어서 버리기도 했다"고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배우 신햇빛은 세진의 동생 세정 역을 맡았다. 세정은 세진이 겪는 일을 보며, 조금 더 빨리 성숙해져버린 것 같은 인물이다. 이환 감독은 "일차원적으로 영화 속 인물들이 좋게 말하면 결핍, 나쁘게 말하면 비정상적인 인물이다. 그런데 세정이는 가장 정상적인 인물이었다. 이 일을 겪는 아이들도 모르는 해답을 세정은 편안하게 알고 있는 역할? 구원이라고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세정이 평정을 유지해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신햇빛 역시 세정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그는 "워크샵 등에서 만날 때마다 세정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루에 열 번 정도 하신 것 같다. 제가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된게 아니라, (이)유미 언니랑 많이 닮아서 캐스팅된 거라 부담이 됐었다. 오디션을 봤으면, 그 과정이 있으니 안심하고 연기를 할 수 있었을텐데 그 과정이 없어 감독님의 기대에 못미칠까봐 걱정을 많이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기 원하셔서 그렇게 연기했던 것 같다"고 현장에서 느낀 것에 대해 밝혔다.
이환 감독은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던지고 싶었던 화두를 전했다. 그는 "이 시나리오를 처음 생각할 때, 낙태찬반으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했을 때였다. 저도 토론회를 보며 '나는 찬성인가 반대인가'라는 고민을 했다. 조금 더 깊이 찾아다녀봤지만, 답을 못내리겠더라. 영화를 완성한 그 후에도 답을 모르겠다. 이런 화두를 여오하를 통해 던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대는 빠르게 변하지만, 사회는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언제나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사회에는 존재한다. 그 사람들을 보듬어주는 따뜻한 시선도 있지만, 나와 멀리 있는 일이라고 자세히 보고 싶지 않아 하기도 한다. 상처를 입었다는 느낌보다, 낙태나 결핍등을 모아 '박화영'보다 조금 더 보편적인 영화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는 오는 4월 15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