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부작용 논란 ‘혈전증’, 호르몬제제·경구피임약 복용 여성은 특히 주의
최근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보고된 이후 국내외에서 잇따른 혈전 사례가 보고되며 해당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 우리나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접종위)는 최근 “AZ 백신과 혈전 생성 간의 연관성은 없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백신 접종을 앞두고 혈전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이 혈전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덜 수 있도록 ‘혈전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소개했다.
‘혈전’은 생체 내부를 순환하는 혈액 일부가 혈관 안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로, 혈전으로 인해 혈관이 막히는 현상을 ‘혈전증’이라고 한다. 혈전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느린 혈류, 응고 과다, 혈관 손상’으로, 이 세 가지 요인이 단독 혹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나게 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성원 전문의는 “혈관을 따라 발적(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과 통증이 생기거나, 한쪽 팔다리가 붓고 열감이 발생하면 혈전증을 의심해야 한다”며, “입원, 수술, 거동불가능, 임신, 경구피임약, 암, 감염 등에 해당하는 환자에게서 혈전증 발생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혈전증은 발생 장기 위치와 혈관 종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동맥혈전증’은 조직 내 혈액공급이 제대로 안 돼 혈류 부족으로 인한 허혈 증상이 있으며, ‘정맥혈전증’은 혈액이 말초까지 도달했으나 되돌아오지 못해 울혈 혹은 충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 1천 명 중 약 1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는 ‘심부 정맥 혈전증’(deep vein thrombosis)은 육류 중심 식습관과 고령화로 증가 추세다. 증상은 다리가 붓고 저린 것이 대표적인데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방치하다가 증상이 악화하면 피부가 붉은색이나 파랗게 변하기도 한다. 심부 정맥 혈전증은 심하면 혈전이 폐혈관을 막는 폐동맥 색전증으로 발전해 사망할 수 있다. 거동을 할 수 없어서 앉거나 누워있는 시간이 많은 만성질환자나 장기 입원환자인 기저질환 환자, 40대 이상 남성과 임산부에게서 발생률이 높다.
혈전증은 의심 부위에 초음파 검사, CT, MRI, 혈관 조영검사, 방사선 동위원소 스캔 등 영상 검사로 혈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혈전이 발견되면 발생원인을 찾기 위해 혈액검사와 영상 검사를 함께 시행해야 한다. ‘심부 정맥 혈전증’은 주로 초음파 검사를, 폐색전증은 CT 검사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혈전증 치료는 혈전 제거 수술과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제거술 및 스텐트 삽입술로 혈류를 빨리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은 수술, 시술 여부와 상관없이 약물치료가 병행되는데, 치료제는 혈전을 녹여주는 섬유소 용해제와 항응고제가 사용된다. 약물치료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출혈 부작용 빈도가 높아 반드시 입원해 전문의 진단과 처방 하에 주의 깊게 모니터링을 하면서 투여해야 한다.
임성원 전문의는 “호르몬제제나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들은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어도 혈전증이 발생할 수 있어서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병원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혈전증 치료에 좋은 음식은 알려진 것이 없다. 혈전증 치료제로 와파린을 복용하는 경우, 비타민K가 많이 함유된 녹색 채소와 콩, 간 등이 포함된 음식은 문제가 될 수 있어 과량 섭취는 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