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도심형 미니멀 라이프스타일러 위한 SUV '볼보, XC40'
도심형 미니멀 라이프스타일러를 위한 SUV '볼보, XC40'을 만났다. XC40은 콤팩트 SUV로, 지난해 국내에서 볼보 라인업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코리아)의 지난해 총 판매량은 2019년(1만570대) 대비 21% 성장한 1만2798대로 수입차 시장에서 2년 연속 1만대 클럽을 달성했다. 한국 법인 설립 이후 최대 판매 실적이자 9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모델별로는 XC40(2555대)에 뒤를 이어 XC60(2539대), S60(2118대)이 차지했다. 레인지별 판매에 있어서는 XC레인지(SUV)가 6457대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외관은 유니크하면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전면부는 우아함과 다이내믹함을 강조한 XC90과 XC60과 달리 보다 터프하고 강렬한 인상을 뿜어낸다. 헤드램프는 눈매를 보다 가파른 각도로 만들고, 토르의 망치 헤드 부분의 풀-LED 램프를 'Y'자에 가깝게 디자인해 보다 날렵해졌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XC90이 1자형으로 곧게 뻗은 세로로 웅장한 느낌을 강조했다면, XC40은 음각으로 깊게 입체감을 만들어내 역동성을 강조한다.
측면부는 A필러 하단부터 시작해 C필러까지 이어지는 라인을 간결한 일직선으로 유지하는 등 최소한의 라인을 사용해 유니크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후면부는 볼보만의 전통적인 테일램프 디자인을 계승해 보다 역동적이고 스타일리시하다. 또한, 앞서 선보인 XC레인지 라인업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간결하면서도 볼륨감이 넘친다.
실내는 콤팩트 SUV의 한계를 극복하고 운전자와 탑승객에게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주기 위한 창의적인 공간 활용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전자식 기어 시프트를 채택하고 스피커 위치를 도어가 아닌 엔진룸과 실내 공간 사이로 옮겨 도어와 센터콘솔에 풍부한 수납 공간을 확보했다. 센터콘솔에 무선 충전이 가능한 휴대전화 전용 공간도 마련했다. 카드홀더과 갑티슈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과 휴지통을 함께 마련한 것도 특징이다.
이외에 천연 크리스탈로 제작한 오레포스의 크리스탈 기어 노브(B4 인스크립션 트림), 센터콘솔에 적용된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 등은 기존 모델과 같다. 전체적으로 북유럽 특유의 기능미가 돋보이는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이 조화를 이뤄 시각적으로 넓으면서도 안락하다. 여기에 단단한 천연 나무와 마감 수준이 뛰어난 가죽 스티치 등을 넣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특히 대시보드를 운전자 쪽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설계해 센터콘솔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각종 버튼을 운전자가 주행 중에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디지털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주행에 필요한 각종 트립 정보 등을 운전자가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좋고, 시트는 최고급 나파 가죽 소재로 마감돼 착좌감이 뛰어나다. 또한, 태블릿 PC를 연상시키는 세로형 9인치 센터콘솔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화면전환 방식을 그대로 채택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터치스크린은 적외선을 이용하는 방식을 적용해 큰 압력 없이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한다.
2열 시트는 전장 4425mm, 전폭 1875mm, 전고 1640mm, 휠베이스 2702mm의 차체 크기로 성인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460L이며, 2열 폴딩 시 1336L로 늘어나 레포츠 용품이나 캠핑 용품 등을 넣을 수 있다. 전동식 트렁크 버튼은 자동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어 편리하다.
볼보는 파워트레인 전략에 있어 글로벌 어느 자동차 브랜드 보다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대기환경 이슈의 선제 대응을 위해 글로벌에서 처음으로 디젤 엔진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볼보코리아는 지난해 7월, 2040년 기후 중립 달성을 위한 글로벌 본사의 탄소 배출량 저감 계획에 따라 모든 모델에 디젤이나 가솔린 대신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탑재해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내연기관(D5·T4·T5·T6)을 대신해 MHEV, PHEV 등 새로운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대체한다.
새로운 표준 파워트레인은 'B' 배지와 함께 선보이는 MHEV다. 첨단 운동 에너지 회수 시스템이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결합된 엔진 통합형 전동화 파워트레인이다. 48V 추가 배터리와 벨트 스타터 제너레이터(BSG), DC/DC 컨버터가 통합된 형태로 전자제어식 브레이크 시스템이 에너지 회수 시스템과 상호 작용한다. 이를 통해 10% 연비 개선과 1km당 7g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하고 더 역동적 성능과 정숙성을 발휘한다.
시승차는 B4 인스크립션 트림이다. XC40은 볼보의 소형차 전용 모듈 플랫폼인 CMA를 최초로 적용한 도심형 SUV로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B4 엔진을 탑재했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5세대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이 탑재돼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전기모터가 약 14마력의 추가 출력을 지원한다. 복합 연비는 10.4km/ℓ(도심: 9.3km/ℓ, 고속도로: 12.2km/ℓ)다.
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거의 없어 조용하다. 정차 상태에서 출발과 재시동 시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전기모터가 가동되는 MHEV 특성상 운전자가 일반 내연기관과 주행 질감에서 변화를 체감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다만 기존 모델 가솔린이나 디젤과는 실내 정숙성에서 보다 만족스럽다.
드라이브 모드는 컴포트, 에코, 다이내믹, 오프로드 등 4가지가 있다. 컴포트 모드로 선택하고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시속 60~80km로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없고, 승차감도 부드럽고 편안하다.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세팅으로 가속페달을 밟으면 부드럽게 속도를 높인다. 스티어링 휠은 응답력이 가볍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는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오르막길에서도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요철을 넘을 때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시속 90~100km까지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나간다. 진동과 엔진음은 적고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 안정적이다. 또한, 저속은 물론 고속 주행에서도 정숙하다. 코너에서는 서스펜션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주어 언더스티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이후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 고속으로 주행해보니 사운드와 응답성이 달라진다. 가속력은 폭발적이진 않지만 원하는 만큼 반응해 만족스럽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고 브레이크도 민첩하게 반응해 안정적이다.
스티어링 휠 버튼으로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II'를 활성화했다. 이를 활용하면 명확히 표시된 도로에서 앞 차와의 간격을 사전에 설정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최대 시속 140km까지 차선 이탈 없이 달릴 수 있다.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이 있을 경우 작동할 수 있으며 차량이 없다면 시속 15km부터 작동한다. 고속도로에서 사용해보니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알아서 조절해 차로를 유지하며 차량이 가속과 제동, 조향을 보조해준다.
파일럿 어시스트 II 외에 시티 세이프티, 도로 이탈 완화 기능,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기능,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등을 탑재해 안전과 편의를 확보했다. 또한, 타인에게 차량을 빌려주기 전 최고속도를 시속 50~180km로 설정해 과속에 따른 사고를 예방하는 '케어 키'가 새롭게 추가됐다.
XC40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B4 모멘텀 4670만원, B4 R 디자인 4930만원, B4 인스크립션 513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