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손정의 "손안에 800억 달러 현금화, 최악의 상황 대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최악의 상황 우려
보유 현금으로 자사 주식 매입·유니콘 기업 등에 투자 예정
소프트뱅크 그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손정의 회장이 최근 자산을 대량 매각했다고 밝힌 것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은 17일(현지 시간)에 열린 뉴욕타임스 주최 딜북 콘퍼런스에서, "공격적인 자산 매각으로 수중에 800억 달러(약 88조 5천억 원)를 비축했다"고 말했다. 매각 이유에 대해서는 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촉발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손 회장은 "코로나 19 의료 백신이 나오고 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하고 있다"며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였다. 예상 중인 최악의 시나리오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2008년의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언급하며, 한 사건이 큰 사태의 시발점이 되는 '나비효과'를 시사했다.
수중에 비축한 현금자산으로는 저평가된 기업이나 유니콘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에의 투자와 소프트뱅크 주가 하락시 자사 주식 매입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니콘 기업의 투자는 가격적으로 지금이 적기다. 그들은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투자에의 열의를 밝혔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기존의 AI 유니콘 기업 집중 투자 전략 노선을 변경해, 상장 여부 관계없이 종합적으로 투자하는 "정보혁명 전문 투자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콘퍼런스에서도 AI(인공지능) 기업에의 투자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누차 강조해온 AI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높이는 자세는 변하지 않았다.
한편,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 그룹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에서는 답변을 피했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올해 1분기 동안 1.4조 엔(약 14조 8,800억 원)라는 일본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2분기에 대규모 흑자를 내며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