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공유X박보검의 로드무비 '서복'…흥행 보증수표들의 만남

비주얼 투톱 공유와 박보검의 만남이 '서복'에서 성사됐다. 여기에 어떤 작품에서도 빈틈 없는 연기력을 선보인 조우진과 장영남이 합세해 탄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 '서복'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27일 오전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박보검을 제외한 작품의 주역 공유, 조우진, 장영남, 메가폰을 잡은 이용주 감독이 참석했다.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 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작품은 한국영화 최초로 '복제인간'을 소재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건축학개론' 이후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이영주 감독은 "복제인간이라고 해서 원래 있던 오리진과 똑같은 인간이 아니고, 유전자 조작을 통해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인물이다. 테마 중에 '영원함'이 있는데, 일반 사람보다 시간이 빨리 가지만 시간의 끝이 없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시황제의 충신으로 알려진 '서복'을 작품명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처음이나 영생이나 복제를 다루려고 했다기보다는, 제가 이 영화의 키워드를 한 단어로 압축하라고 하면 '두려움'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어떤 소재를 선택해야 할까 하다가 영생을 선택하게 됐고, 이걸 어떻게 활용할까 하다가 복제인간이 나왔다. 그 과정에서 '서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며 "유한성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의 숙명 같은 거니까 그렇게 순차적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내에서 보기 드문 소재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서도 소신을 전했다. 이용주 감독은 "복제인간이 소재이긴 하지만, 중요한 테마는 아니다. 다른 영화들과 결이 다른 영화고, 장르성으로 이 영화를 바라보는 것에 대해 경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극 중 공유는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안고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 역을 맡았다. 그는 시한부 인생을 살던 중 전직 상사인 정보국 안부장으로부터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게 된다.

공유는 '기헌'에 대해 "기헌은 전직 정보국 요원인데, 개인적인 트라우마 때문에 나홀로 어둠 속에서 외롭고, 고통 속에서 살던 인물이다. 생애 마지막 임무로 서복과의 동행을 하게 되는데, 기헌도 서복도 예상하지 못한 여러 일들이 닥치는 가운데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을 겪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공유가 꾸준히 흥행작을 선보여온바, '서복' 역시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유는 작품 선택의 기준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저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생각이나 가치관이 바뀔 때가 있다. '서복'뿐 아니라 공통적으로 제가 작품을 결정했을 때 마음은 '이 글을 쓴 사람이 얼마만큼 고뇌했을지'가 느껴지면 저도 같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며 "흥행에 상관없이 이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시나리오에 확 끌린다. 첨언하자면, 소재라던지 기획에 제 개인적인 관심사면 더 좋다"고 전했다.

특히, 공유는 '서복' 역을 맡은 박보검과의 연기 호흡을 언급했다. 그는 "감독님이 원하셨던 그림이 있다. 촬영 전부터 영화 '레인맨'을 보여주시기도 했다. 서복과 기헌이 동행하면서 티격태격하고, 말대꾸도 많이 하고 서복 때문에 제가 곤란해지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리액션들이 작은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어찌 보면 우리 영화에서 조금은 편하게 볼 수 있는 요소다. 무거운 신에 비해 남자 둘이 알콩달콩 브로맨스를 펼치는 게, 저도 쉬어갈 수 있는 신이라 따뜻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기헌은 처음에 서복을 아이 취급하는데, 서복이 그걸 거부한다. 점점 둘의 관계가 수평적이게 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선입견이 깨지고 관계성을 맺는 사이가 된다. 그런 데서 오는 시행착오 때문에 기헌이 서복에게 골탕도 먹고, 화도 내고 그런 과정이 있다"고 귀띔했다.

조우진과 장영남은 각각 기헌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는 정보국 요원 '안부장' 역, 서복을 탄생시킨 장본인 '임세은' 역을 맡았다. 조우진은 "안부장은 기헌의 전직 상사이고, 죽음을 앞둔 기헌에게 서복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라는 마지막 임무를 내린다. 거창하게 얘기하면 공유와 박보검을 붙여 놓은 장본인"이라며 "도깨비와 서복을 붙여 놓은 게 나야 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안부장이 아주 중요한 인물이다. 치밀한 계획 하에 작전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인물이지만, 의외의 상황들이 벌어지고 그 상황들을 맞닥뜨리게 되면서 사람 본연의 모습도, 행보도 바뀌게 되는 그런 갈등 구조를 불러일으키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과거 '불신지옥'에서 이용주 감독과 협업한 바 있는 장영남은 "이렇게 좋은 작품에 저를 먼저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불신지옥'에서도 느꼈지만, 감독님이 굉장히 섬세하시다. 유리 같은 분이라서 연기할 때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감독님의 디렉션이 늘 신선하고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당초 올여름 개봉을 준비 중이던 '서복'은 코로나19 사태로 겨울 개봉을 결정했다. 개봉이 밀린 사이, 작품의 주역 박보검도 영화 홍보에 참여하지 못 한 채 입대했다. 이에 대해 공유는 "농사는 보검 씨가 잘 짓고 갔기 때문에 저희가 잘 수확해보겠다"라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공유는 개봉이 밀리며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여름 개봉에 맞춰서 제작을 했던 영화인데 늦춰졌다. 아니라고는 했지만,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을까? 극장에 못 걸리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다"며 "이런 안 좋은 시기에 처음 홍보를 하는 입장이라 생경하긴 하지만, 영화를 극장에 걸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안도했다. 이용주 감독과 조우진, 장영남도 개봉을 앞두고 "오래 준비한 만큼 알찬 영화로 찾아뵙겠다"고 자신했다.

이처럼 두 남자의 특별한 동행을 그린 로드무비 '서복'은 오는 12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