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968년 시카고의 부당 재판 실화,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진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할리우드 법정 드라마가 찾아온다. 1960년대 시카고에서 벌어진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와 관련한 미국 법정 실화를 다룬 넷플릭스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이다.
베트남 전쟁에 파견된 미군이 매달 천 명이 넘게 전사했던 1968년. 시카고의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 시위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위대가 경찰 및 주 방위군과 대치하며, 평화 시위는 한순간 폭력 시위로 변하고, 톰 헤이든(에디 레드메인)을 비롯한 일명 ‘시카고 7’이 폭력 시위의 주동자로 지목되어 재판이 진행된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이들의 유죄를 내정한 상태로 불공정한 재판이 이어지고, 리처드 슐츠(조셉 고든 레빗) 검사는 이들이 폭동을 선동하려고 모인 것이라며 매섭게 몰아붙인다. 또한, 그들에게 유리한 배심원들은 재판에서 제외당하거나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당하는 등 막막한 상황이 계속된다.
그러던 중 린든 B. 존슨 대통령 정부의 법무 장관 램지 클라크(마이클 키튼)가 그들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고 군중들의 지지를 얻으면서 다시금 희망과 용기를 얻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들은 재판에서 무죄를 증명할 수 있을까?
미국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재판으로 기억되는 ‘시카고 7’의 이야기를 재조명한 영화는 ‘소셜 네트워크’로 제83회 아카데미 각색상과 제68회 골든 글로브 각색상을 거머쥔 에런 소킨의 각본과 연출로 리드미컬하게 달려간다. 우리나라의 유신 독재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재판은 논리도 상식도 통하지 않아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을 안기지만, 2시간 넘는 영화의 러닝타임은 짧게 느껴질 정도다.
사샤 배런 코언, 에디 레드메인, 조셉 고든 레빗, 마이클 키튼, 마크 라일런스 등 할리우드 대표 배우들 역시 기대에 걸맞는 수준급의 앙상블로 극의 재미를 높여준다.
물러설 수 없었던 그 날의 시위를 통해 ‘진짜 혁명’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훌륭하게 잡은 영화는 10월 7일 개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