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속 조현준 효성 회장 '통큰 투자' 주목…미래 성장동력 키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원천기술 확보로 얻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성이 있는 다른 사업과 접목해 대규모 투자를 하는 효성 ‘조현준 회장식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26일 효성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613억원을 투자해 효성첨단소재 울산공장의 아라미드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공시했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하고 400도의 열을 견디는 난연섬유로 고성능 타이어나 방탄복, 특수호스 등에 쓰이는 신소재다. 효성은 2003년 자체기술로 개발해 2009년 상업화에 성공했다. 5G·자동차·항공 분야의 발달로 최근 3년(2015~2018)간 아라미드의 수요는 연평균 7%씩 성장하고 있다. 효성은 코로나19 사태로 무역장벽이 높아진 상황을 고려해 기존 공장 생산라인을 연산 1200톤에서 3700톤으로 증설할 예정이다.
앞서 효성은 액화수소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린데그룹과도 울산 용연공장 내에 2022년까지 연산 1만3000톤의 세계 최대 규모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신설공장에서는 효성화학 용연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에 린데의 수소액화기술과 설비를 적용해 액화수소를 생산한다.
생산된 액화수소는 차량용, 드론, 선박, 지게차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2000년부터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시스템 사업을 시작했으며, 2008년부터는 수소충전소 사업을 추진해왔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은 수소충전소 설치실적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액화수소 사업과 함께 수소경제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은 지난해 8월에는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기존 전주 탄소섬유 공장을 연산 24,000톤까지 확대하기로 했고, 현재 증설이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1 수준으로 ‘꿈의 첨단소재’라고 불리며 수소차의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다. 효성은 2011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자체 개발에 성공했으며, 2013년 5월부터 전북 전주 친환경복합단지에 탄소섬유 공장을 운영해왔다. 현재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업계에서도 기존 사업에서 확보한 원천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사업을 접목시켜 과감한 투자를 하는 조현준 회장의 투자 방식에 대해 수소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