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메마른 감성을 적시는 싱그러운 로맨스, 영화 ‘너는 달밤에 빛나고’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삶이 팍팍하다고 느껴진다면, 싱그러운 로맨스 한 편으로 메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보면 어떨까? 불치병에 걸린 소녀와 츤데레 소년의 애틋한 첫사랑을 담은 영화 ‘너는 달밤에 빛나고’가 초여름, 국내 관객을 찾아온다.
누나가 자살한 이후 시간이 멈춘 듯한 나날을 보내온 ‘타쿠야’(키타무라 타쿠미)는 ‘마미즈(나가노 메이)’의 병문안을 하러 가게 된다. 희귀 불치병인 ‘발광병’에 걸린 마미즈를 응원하기 위한 롤링 페이퍼를 가장 늦게 썼다는 이유로 반 대표로 전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병문안 중 타쿠야는 마미즈가 아끼는 스노우볼을 깨트리게 되고, 제대로 된 사과를 위해 버킷리스트를 대행해 달라는 마미즈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시작한 버킷리스트 대행이었지만, 롤러코스터 타기, 커다란 파르페 먹기, 카페 아르바이트 등 특별할 것도 없는 마미즈의 소원을 하나하나 채워가며 타쿠야는 조금씩 변해간다. 그리고 마미즈가 자신에게 점점 큰 의미가 되어가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별을 보기 위해 함께 병원 옥상에서 올라갔다 쓰러진 마미즈는 타쿠야에게 마지막 소원을 부탁한다.
2017년 개봉해 국내외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츠키카와 쇼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너는 달밤에 빛나고’는 전형적인 일본 학원 로맨스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불치병에 걸린 소녀와 세상과 담을 쌓은 소년의 첫사랑이라는 뻔한 클리셰와 죽음에 다다를수록 몸에서 빛이 나는 가상의 병인 ‘발광병’ 등 자칫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기분 좋은 달달함을 선사하며 가슴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일본의 청춘 아이콘으로 떠오른 키타무라 타쿠미와 나가노 메이의 상큼한 조합 역시 보는 이에게 흐뭇한 웃음을 짓게 하는 또 하나의 매력 요소다.
익숙한 가벼움을 무기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 이은 또 한 번의 청춘 로맨스 무비 열풍에 도전하는 영화 ‘너는 달밤에 빛나고’는 오늘(10일) 개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