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거부터 흑맥주·밀맥주…깊은 역사와 맛이 느껴지는 유럽 맥주
라거부터 흑맥주, 밀맥주 등 유럽 맥주는 오래전부터 이어온 오리지널리티에 시대를 앞선 기술력까지 더해져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수백 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맥주에 담긴 히스토리와 그동안 쌓아온 헤리티지를 알고 마신다면 맥주 맛을 한층 더 깊게 느낄 수 있다.
라거, 최초의 황금빛 라거 맥주 ‘필스너 우르켈’
체코는 맥주 소비량 1위를 기록할 만큼 질 좋은 다양한 맥주가 생산되는 나라다. 그 중 필스너 우르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 생산지인 체코 필젠 지역 대표 맥주이자 1842년 처음 생산되어 1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황금빛 라거다.
이름부터 필스너(Pilsner, 플젠 지방의 이름에서 유래)와 우르켈(urquell, 오리지널이라는 뜻) 두 단어의 조합으로, 플젠에서 만든 원조 맥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필스너 우르켈은 오리지널리티를 위해 1842년 처음 생산부터 현재까지 동일한 브루어리에서 맥아, 홉, 물, 누룩 등 총 4가지의 원재료를 동일한 방식으로 양조되고 있다. 필스너 우르켈의 맥아는 맥아의 수도인 체코 중부지방 모라비아(Moravia)에서 전량 공급되며, 몰팅이 끝낸 후 맥아를 건조하는 전통 제조 방식을 지금까지 적용하고 있다. 맥주의 맛을 좌우하는 홉(Hops) 역시 특별하다.
체코 자테츠(Žatec) 지역에서 자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홉 중 하나인 사즈 홉스(Saaz hops)만을 사용하며, 사즈 홉스를 통해 필스너 우르켈 특유의 맛과 향을 낸다. 그 외 ‘물’은 도시의 고대 대수층으로부터 끌어 올리고, 맥주의 명도와 투명성에 영향을 주는 필스너 H 누룩 역시 178년 역사 그대로 승계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맥주의 오리지널리티를 위한 제조 방법도 특별하다. 모든 생산 물량을 세 번 달이는 전통방식의 과정을 거치며, 그 과정을 통해 더 깊은 특별한 카라멜 단맛과 함께 더 풍부한 맥아 맛을 살아나게 한다. 이러한 필스너 우르켈의 전통적인 체코방식의 제조방식은 유럽연합을 통하여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보호되고 있다.
또한, 필스너 우르켈은 178년이 넘는 고유의 맛과 향을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2016년부터 탭스터라는 직책을 만들어 비어마스터를 육성하고 있다. 오직 필스너 우르켈만을 위한 전문가로서 가장 맛있는 상태의 필스너 우르켈을 제공하기 위해 맥주를 따르는 잔의 온도부터 적절한 거품의 양까지 신경 쓴다.
특히, 필스너 우르켈 양조장에서 교육을 받은 탭스터의 경우에는 할라 딘카(Hladinka), 스니트(Šnyt), 밀리코(Mlíko) 이렇게 세 가지 전통방식의 푸어링을 할 수 있다. 적합한 적성과 능력을 갖춘 소수의 바텐더만이 트레이닝을 거쳐 탭스터가 될 수 있다.
흑맥주, 아일랜드에서 탄생한 스타우트 맥주 ‘기네스’
아일랜드의 ‘국민 맥주’로 불리는 기네스는 양조장이 설립된 뒤 오늘날까지 약 50여 개의 장소에서 양조,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표적인 흑맥주다.
기네스의 창시자인 아서 기네스(Arthur Guinness)는 대부로부터 물려받은 100파운드의 유산으로 1755년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 북동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레익슬립의 작은 양조장에서 맥주 사업을 시작했다.
기네스의 맛은 보리에서 시작한다. 아일랜드 땅에서 길러진 보리는 섬세하고 정확한 로스팅 과정을 통해 기네스 스타우트 특유의 풍부한 맛과 짙은 붉은색을 낸다.
또한, 대대로 내려오는 효모를 아직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기네스 전통의 핵심이다. 효모는 유사시를 대비해 소량을 금고에 넣어 보존하고 있을 정도로 기네스의 소중한 자산이다.
기네스 제조 과정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바로 질소다. 질소는 드라우트 맥주에 생기를 불어넣는 요소로, 기네스만의 특징인 솟구쳤다가 다시 가라앉는 효과와 그로 인해 완성되는 대표적인 크리미 헤드를 만든다. 이는 포장 과정 중에 첨가되며, 이후 ‘헤드 높이 테스트’를 거치며 각 파인트 잔마다 올바른 수의 거품이 형성되도록 확인하고 있다.
밀맥주, 프랑스 밀맥주 ‘크로넨버그 1664 블랑’
프랑스는 현재 와인의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중세까지는 맥주를 즐겨 마셨다. 이름 그대로 1664년도에 탄생한 크로넨버그 1664. 프랑스 맥주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프랑스 대표 맥주로 3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크로넨버그 1664는 1664년 자그마한 스트라스부르 브루펍으로 시작하여 20세기 들어 프랑스에서 가장 큰 맥주 회사가 됐다.
크로넨버그 1664의 대표적인 맥주는 라거 맥주인 ‘크로넨버그 1664’와 밀맥주인 ‘크로넨버그 1664 블랑’이 있다. 그 중 국내에서 인기가 좋은 ‘크로넨버그 1664 블랑’은 퀴진 스타일의 밀맥주로 상쾌한 시트러스 향이 더해져 와인과 같은 향미와 독특한 플로럴 향을 연출하며 부드러운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마시고 난 후 아로마의 여운을 길게 하기 위해 홉 중의 캐비어라 불리는 ‘알자스 산 홉’을 사용해 블랑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출시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유의 향기롭고 부드러운 맛 때문에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으며, 국내 판매를 시작한 이후 매년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며 6년간 평균 300% 이상 성장해왔다. 2017년에는 본국인 프랑스를 제치며 전세계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