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BMW와 3조8천억 규모 차세대 배터리 공급계약 체결
2021~2031년까지 10년 동안 배터리셀 공급…"끈끈한 협력관계 입증"
삼성SDI와 글로벌 자동차업체 BMW가 29억유로(3조8000억원) 규모의 배터리셀 공급계약을 맺었다. BMW는 2025년까지 전기차 모델 25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BMW는 지난 20일 인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국내 30여개 협력사가 참여한 'BMW그룹 협력사의 날' 행사에서 삼성SDI와 2021~2031년까지 10년 동안 배터리셀을 공급하는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와 BMW의 파트너십은 역사가 깊다. 각자 서로에게 첫 번째 고객이자 첫 번째 배터리 공급사다. 지난 2009년 전기차 공동개발을 발표했고 2014년에는 BMW i3가, 2015년에는 BMW i8이 삼성SDI의 배터리를 달고 탄생했다.
양사의 인연에는 이재용 삼성선자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삼성SDI는 당초 보쉬와 합작법인 SB리모티브를 설립했다가 2012년 합작을 청산했다. 2009년 BMW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되는 과정에서 세계 최대 전장업체인 보쉬의 네트워크에 힘입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중 2012년 보쉬와 결별하면서 자칫 양사의 연결고리가 약해질 수 있었던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나섰다. 이 부회장은 BMW를 직접 찾아가 양사 관계를 다시 다지고 대규모 공급계약을 이끌어내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
BMW의 전기차 개발 초기 삼성SDI는 소형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대 용량 제품 기록을 수 차례 경신하던 상황이었다. 특히 업계에서 품질분야 경쟁력이 높이 평가받았다. 사고 발생 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자동차산업의 특성 상 배터리의 완벽한 품질은 필수 조건이었다.
삼성SDI는 BMW i3 개발 과정에 60Ah로 당시 세계 최대 용량의 배터리를 공급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용 배터리에 비해 셀 당 용량이 20~30배에 달할 정도로 고용량과 고출력, 고성능 기술을 구현한 배터리였다.
BMW와 삼성SDI는 2014년 7월에도 중장기적 협력의 새로운 단계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당시 양사는 배터리셀 공급 확대는 물론, 차대세 소재 등 전기차 관련 기술의 장기적인 공동개발과 글로벌 사업 전개도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의 이번 계약은 구체적인 계약기간과 공급규모가 명시된 장기 업무협약이다. 2021년부터 2031년까지 삼성SDI 배터리를 BMW에 공급한다. 2009년 이후 2014년과 2019년까지 5년 단위로 굵직한 업무 협약을 발표해 왔다.
삼성SDI 관계자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5세대 제품이 BMW에 탑재돼 주행거리 향상과 고속충전 등 핵심 성능을 한층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