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로 경도 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가능성을 예측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서울대학교 묵인희·황대희 교수와 고려대학교 이상원 교수 연구팀이 경도인지장애를 호소하는 사람 중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는 환자를 선별해 내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대표적인 치매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뇌세포 손상 후에는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워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기억력에 이상을 호소하는 경도 인지장애 환자군 중 50% 정도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되지만, 현재의 의료기술로는 아밀로이드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라는 고가의 뇌 영상 촬영 이외에는 치매로의 진행 여부를 알 수 없다. 이에 저렴하면서도 간편한 진단 기술의 개발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의 축적으로 인해 뇌세포가 손상되어 병의 악화가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혈중에 존재하는 단백질들이 뇌 속의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단백질체학을 기반으로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축적의 정도에 따라 변화하는 혈액 내 후보 단백질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효소 면역 측정법을 통해 후보 단백질 중 최종 4가지 바이오마커 물질을 확인하고, 복합 단백질마커 패널을 제작해 경도 인지장애 환자군의 혈액 내 4가지 단백질의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를 토대로 환자들의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축적 여부를 예측해 보고, PET 데이터와 대조해 본 결과 예측 정확도가 83.6%로 나타났다.

묵인희 교수는 “연구 결과가 실용화되면 간단한 혈액검사로 경도 인지장애 환자의 치매로의 진행 여부를 예측할 수 있게 되어, 조기 치료를 통한 치매 예방 및 진행억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기술 보완을 통해 예측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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