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판매 1위 오디오테크니카의 완전무선 이어폰 ATH-CKR7TW, 고성능·고음질 가성비 매력
처음 출시됐을 때는 성능과 더불어 다소 웃기게 생긴 외형 때문에 말이 많았던 에어팟이 이제 완전무선 이어폰의 인기를 주도한 주인공이 됐다. 다시 한 번 애플의 저력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완전무선 이어폰의 인기는 한 때 LG 스마트폰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넥밴드 와이어리스 이어폰을 한 순간 밀어내 버렸다. 이제는 보스, 뱅앤올룹슨, 젠하이저, 제이버드 등 세계적인 오디오기기 브랜드가 모두 완전무선 이어폰을 출시했다. 블루투스 5.0 출시 이후에는 지연이나 끊김도 많이 줄었고, 최신 스마트폰이 고음질을 대부분 지원하기에 무선이어폰은 더더욱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젠하이저나 보스같은 세계적인 명성은 없지만 이웃나라 일본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 오디오테크니카(Audio-Technica)도 완전무선 이어폰을 출시했다. 젠하이저처럼 모멘텀이라는 멋진 이름으로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ATH-CKR7TW라는 다소 길고 난해한 모델명이 전부다. 그렇지만 성능과 음질은 정 반대다. 탄탄한 기본기로 유명한 오테답게 완성도는 젠하이저 못지않다.
우선 탄소 코팅된 다이어프램을 사용한 11mm 다이나믹 드라이브를 탑재했다. 이어폰 치고는 상당히 대구경이다. AKM AK4375 DAC까지 내장하고 있어 음질 저렴한 가성비 이어폰과 차원을 달리한다. 블루투스 5.0은 물론 apt-X 코덱을 지원해 원음을 재생할 수 있는 고성능 스마트폰과 워크맨에 대응한다.
착용감은 무척 좋다. 완전무선이어폰의 최대 장점은 누가 모레도 착용감이다. 선이 아예 없으니 옷이 구겨지거나 머리모양이 망가질 걱정도 없고 선이 쓸려서 나는 치찰음도 없다. 커널형으로 귀에 쏙 들어가서 소리가 밖으로 세지 않는다. 빠르게 달리거나 격한 운동만 하지 않으면 안정감 있게 붙어있다.
리뷰 전문 매체들은 전반적으로 젠하이저 모멘텀과 성향이 다르다고 평가한다. 젠하이저의 완전무선이어폰은 클래식 음악에, ATH-CKR7TW는 팝, 락, 힙합에 적합하다는 평이다. 10만원가까운 가격 차이를 생각하면 매우 우호적인 평가다. 모멘텀을 들어보기 전이지만, 가성비가 좋기로 유명한 오테라면 충분히 그럴만하다.
해상도가 좋아서인지 EQ를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들으니 고음부 세션이 조금 튄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컬도 실제 기대하는 것보다 밝게 느껴진다. 존 메이어의 질감 있는 목소리가 조금 ‘가볍게’ 들린다. 대신 저음부가 강조되지 않아서 오래 들어도 질리거나 귀가 아프지 않고 높은 해상도덕에 노래가 풍성하게 들린다. 같은 노멀 세팅으로 레이디 가가가 부른 ‘A STAR IS BORN’ 앨범을 들으니 시원시원하고 파워풀한 보컬이 가슴을 울린다. 대신 퍼커션이 너무 튀어 눌러주고 싶은 충동을 받았다. 샘 스미스의 노래같이 두꺼운 카펫을 밟는 차분한 기분을 선호한다면 다소 맑은 질감의 ATH-CKR7TW를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고성능 이어폰은 대부분 비슷한 성향이라서 결국 EQ를 만지는 게 답이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6시간으로 긴 편이며 전용 충전 케이스에 넣어두면 9시간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충전 케이스에서 꺼내면 자동으로 연결이 시작되고 다시 넣으면 자동으로 꺼지면서 충전이 시작된다. 케이스에 버튼을 누르면 충전 잔량도 확인할 수 있어 편하다. 충전은 5핀 미니 USB 단자를 사용한다. 개성 없이 간결하게 생긴 케이스의 단점은 개폐 버튼이다. 밖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두면 자꾸 열린다. 다음 버전에서는 개선되길 바란다.
조작은 양쪽 이어폰 바디에 각각 달린 버튼 두 개로 모두 이루어진다. 왼쪽은 볼륨, 오른쪽은 재생, 다음곡, 이전곡이며 2초간 누르면 전원이 켜지고 4초간 누르면 꺼지는 건 같다. 반응이 빠르고 정확해 사용이 쾌적하다. 블루투스 연결은 정확하고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하지만, 무선기기가 많은 곳에 가면 이어폰간 연결이 튄다. 완전 무선이어폰을 비롯한 블루투스 제품들의 숙명 같은 문제로 블루투스 5.0에서는 그나마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 100%는 아니다.
ATH-CKR7TW는 분명 이동 중 주로 사용하도록 설계됐지만, 그 성능을 제대로 체감하려면 조용한 곳에서 들어보길 권한다. 훨씬 고가의 이어폰, 헤드폰을 뛰어넘는 해상도와 음질을 들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