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지 마세요! ‘오골계’, ‘오계’ 차이점
예로부터 보신용으로 약용으로 쓰인 검은 닭이 있다. 우리나라 재래 닭인 ‘오계’다. 요즘은 뼈가 검은 닭을 모두 ‘오골계’라고 부르지만, 토착종인 ‘오계’와 수입종인 ‘오골계’는 엄밀히 구분되어야 한다. ‘오골계’와 ‘오계’는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오계(烏鷄)’는 우리가 흔히 ‘오골계’ 하면 떠올리는 온몸이 까만 닭이다. 멜라닌이 많은 오계의 깃털은 청자색이 감도는 흑색, 볏은 검붉은 색의 왕관 모양이다. 눈은 눈자위와 눈동자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온통 까맣고, 피부와 발톱, 고기, 뼈, 내장까지 모두 검은색을 띤다.
‘오골계(烏骨鷄)’는 일제강점기에 유입된 ‘실크오골계’라는 품종으로, 현재 국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오골계는 대부분 혼합종이다. 오골계는 살, 가죽, 뼈 등이 모두 어두운 자색을 띠지만, 털은 검은색이 아닌 흰색이나 붉은 갈색을 띠기도 한다.
오계와 오골계의 알은 일반 닭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오계의 병아리는 어미 닭과 마찬가지로 온몸이 검은색을 띠고, 오골계의 병아리는 흰 솜털로 덮여있다는 차이가 있다.
오계와 오골계는 발가락 개수를 봐도 알 수 있다. 오골계는 발가락 수가 5개, 오계는 일반 닭과 같은 4개이다. 이외에 중국이나 일본 오골계는 정강이와 발가락 사이에 잔털이 있지만, 오계는 잔털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오계는 동의보감에도 그 효능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으며, 비타민 A와 E, 철분, 아연이 풍부한 오계는 신장과 가장을 보하는 효과가 있어 숙종과 철종이 즐기던 보양식으로 애용되었다.
1061년 간행된 중국 송나라의 의서 도경본초(圖經本草)에는 “약용 닭은 조선산인데 중국에서는 이 약용 닭을 사육하고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다. 이로 미루어 조선 특산의 약용 닭이야말로 이 오골계를 두고 하는 말임을 알 수 있겠다”라는 구절이 실려있는데, 여기서 오골계는 예로부터 길러온 재래 닭 오계를 가리키는 것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연산오계(YeonsanOgye)’로 품종 등록이 되어있는 오계는 현재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화악리에서 사육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265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