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인 욕은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말아야 하지만, 살다 보면 욕설이 절로 나오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럴 때 욕설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가슴 시원해지는 말은 없을까?
몇 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주인공 김수현이 “병자년 방죽을 부리는군”, “밤중에 버티고개에 가서 앉을 놈들”과 같은 말로 욕설을 대신한 일명 ‘조선욕’이 화제를 모았었다.
‘병자년 방죽이다’는 ‘건방지다’를 달리 이르는 관용구로, 조선 시대 고종 13년(1876) 병자년에 큰 가뭄으로 방죽이 말라붙어 건(乾)방죽이라고 하였는데, 그 발음이 ‘건방지다’와 비슷하여서 생긴 말이다.
‘밤중에 버티고개에 가서 앉을 놈들’이라는 말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볼 수 없지만, 극 중 김수현은 “버티고개라고 약수동에서 한남동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있었어. 옛날에는 그 고개로 장사꾼들이 많이 다녔는데 좁고 험해서 도둑들도 많이 숨어 있었거든. 그래서 남한테 사기를 치거나 못된 사람들 보면 이렇게 말하곤 했지"라며 그 유래를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예로부터 전해지는 우리 속담이나 관용구 중에서는 욕설을 대신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드라마에서 소개된 말 외에 속을 뻥 뚫어주는 시원한 속담은 어떤 것이 있을까? 드라마에서 선보인 조선욕처럼 울화통 터지는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속담을 알아보자.
저렇게 급하면 할미 속으로 왜 아니 나와매우 성미가 급한 사람을 비웃는 말.
까치 배 바닥 같다실속 없이 흰소리를 잘하는 것을 비웃는 말.
냉수도 불어 먹겠다지나치게 조심스럽고 세심한 것을 비웃는 말.
노루 꼬리가 길면 얼마나 길까보잘것없는 재주를 지나치게 믿음을 비웃는 말.
개 귀의 비루를 털어 먹어라하는 짓이 더럽고 치사스러운 사람을 비웃는 말.
들은 풍월 얻은 문자정식으로 배워서 얻은 지식이 아니라 귓결에 듣고서 문자 쓰는 사람을 비웃는 말.
살찐 놈 따라 붓는다살찐 사람처럼 되느라 붓는다는 뜻으로, 남이 하는 짓을 무리하게 흉내 냄을 비웃는 말.
장마다 꼴뚜기[망둥이] 날까자주 바뀌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리석음을 비웃는 말. 자기에게 좋은 기회만 늘 있는 것은 아님을 뜻하기도 한다.
일에는 베돌이 먹을 땐 감돌이일을 할 때에는 뺀질뺀질거리며 피하다가 먹을 때에는 더 많이 얻으려고 하는 사람을 비웃는 말.
뺨 맞을 놈이 여기 때려라 저기 때려라 한다죄를 지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이 처분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도리어 제 좋을 대로 요구함을 비웃는 말.
삼각산 바람이 오르락내리락바람이 제멋대로 오르락내리락한다는 뜻으로, 거들먹거리면서 하는 일 없이 놀아나거나 출입이 잦음을 비웃는 말.
뿔 떨어지면 구워 먹지든든히 붙어 있는 뿔이 떨어지면 구워 먹겠다고 기다린다는 뜻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바라고 기다림을 비웃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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