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우리말] ‘만연’한 봄? ‘완연’한 봄!
날씨가 풀리고 꽃이 피는 봄이 되면 ‘봄기운이 만연하다’, ‘만연한 봄날’과 같은 표현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때 '만연'이란 표현은 ‘봄기운이 퍼지다’ ‘봄이 시작되다’는 뜻으로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만연한 봄’은 잘못된 표현이다. 덩굴(蔓)이 퍼지다(延)는 뜻에서 나온 ‘만연하다(蔓延-)’는 전염병이나 나쁜 현상이 널리 퍼짐을 비유할 때 사용하는 말로, 봄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만연하다’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상호 간의 불신감’, ‘그 지역에 전염병이 만연했다’와 같이 사용하며 부정적 어감을 나타낸다.
‘봄기운이 퍼지다’, ‘봄이 시작되다’와 같은 의미의 한자어를 찾는다면 ‘만연하다’가 아닌 ‘완연하다(宛然-)’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 완연하다는 ‘눈에 보이는 것처럼 아주 뚜렷하다’는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로, 긍정이나 부정의 어감이 없어 ‘완연한 봄’ 외에도 ‘병색이 완연하다’, ‘기후가 하루하루 완연하게 달라져 갔다’와 같이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만연하다’와 ‘완연하다’가 헷갈린다면 굳이 뜻도 잘 모르는 어려운 한자어를 사용하기보다 보다 ‘확산되다, 돌다, 퍼지다’ 등의 더욱 쉽고 명확한 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