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와인 따르는 방법

TV나 영화를 보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가 와인을 따라주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멋진 폼으로 그냥 따라주는 것인가 싶지만 이 속에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앤시스코리아의 열 유체 해석 솔루션 'ANSYS Fluent'을 통해 실험해보니, 병을 들어 3초간 와인을 따르는 동안, 병 내부에서 액체가 심하게 출렁거릴 때 와인이 잔 밖으로 튀어 오르거나 와인의 줄기가 안정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반면, 병 내부의 와인의 출렁거림이 안정되어 액체의 높이가 균일한 상태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잔 안쪽으로 와인이 깔끔하게 떨어지고 액체가 튀지 않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믈리에의 와인 따르는 모습은 이 원리에 기초한 것으로, 병 끝을 단단히 잡음으로써 흔들림을 최소화해 와인잔에 와인을 안정적으로 따르는 것이다.

와인잔 돌리는 속도

와인을 와인잔에 따르면 손을 이용해 잔을 빙글빙글 돌린다. 손 둘 곳을 몰라, 혹은 남들이 하니까 버릇처럼 하는 행동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이 속에도 와인의 맛을 배가하는 비밀이 숨어있다. 와인에는 액체의 산화 방지 및 보존을 위해 아황산염이 들어있다. 개봉 전 와인은 산소가 거의 없는 환원상태로, 잔에 따른 직후의 와인에도 이러한 성질이 남아있어 산소가 전혀 포함되어있지 않는다. 와인을 따른 후 잔을 돌려 와인에 산소를 녹임으로써 와인의 맛이 더욱 부드러워지고 향도 풍부해진다. 앤시스 시뮬레이션 결과 1초에 두 바퀴 돌린 경우에 와인 내 산소가 가장 많이 녹아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과도한 산화는 오히려 와인의 맛을 해칠 수 있으니 적당히 회전해 마시는 것이 좋다.

와인잔 고르기

모든 주류는 전용 잔이 있다. 전용 잔은 해당 주류의 맛을 최대치로 이끌어주는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있다. 같은 주류라도 잔에 따라 어떻게 맛이 달라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반 종이컵, 저렴한 와인잔, 고급 와인잔에 와인을 넣고 같은 속도로 돌린 후 산소 용해도에 차이가 있는지 실험해봤다. 위의 그래프에 따르면 회전수에 따라 산소 용해도가 증가하는데, 고급 와인잔에 비해 종이컵은 불과 61.4%의 산소만을 포함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와인잔에 와인을 마시는 것이 가장 부드럽고 풍부한 향의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방법임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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