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여행, 노홍철의 철든 스위스 여행 1편
- 인생의 절반, 마흔 맞기엔 스위스가 제격
- 2m 넘는 폭설 속에서 썰매 체험과 정통 알파인 스파 체험
2018년 스위스 홍보대사로 위촉된 노홍철이 스위스정부관광청의 초청으로 지난 1월 9일부터 16일까지 스위스를 여행하고 돌아왔다. 올해 마흔을 맞는 노홍철은 20년 전 대학생이었을 당시 스위스를 여행한 이래 이번이 무려 15번째 방문이다.
스위스의 자연은 햇빛 쨍한 날에도, 구름 잔뜩 흐린 날에도 신비할 정도로 아름답다는 것이 스위스에 대한 그의 이미지다. ‘스위스를 찾을 때마다 선물을 받는 기분’이라는 노홍철은 기막힌 조화로움 속에서 색다른 아름다움을 맞이할 수 있다는 데서 항상 감명을 받는다고 했다.
‘여름에 호수에서 수영을 해 본 사람이라면, 겨울에는 알프스에 둘러싸인 슬로프에서 스키도 타 보아야 하고, 야생화가 펼쳐진 청초한 들판에서 하이킹을 해 본 사람이라면 자동차 출입이 금지된 도심의 구시가지에서 여유로운 산책도 즐겨 보아야 한다.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했다면 일몰을 보기 위해 구름의 바다 위로 올라가 보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스위스 여행 지론이다.
오롯이 눈을 즐길 수 있었던 체르마트(Zermatt)
31년만에 폭설로 체르마트에 진입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취리히에서 체르마트까지 이동하는 중 발생한 폭설이 많은 관광객들의 발을 묶은 가운데, 유일한 이동 수단이었던 헬기를 타고 체르마트를 찾은 노홍철은 오히려 이 상황을 즐겁게 받아들였다.
럭키가이였기 때문일까? 체르마트 내에서도 폭설로 인해 대부분의 케이블카와 산악열차들이 운행을 하지 않았던 가운데 유일하게 운행했던 수네가 파라다이스(Sunnega Paradise)까지 다행히 오를 수 있었다. 2미터 가까이 내린 눈 위에서 그는 동네 꼬마들과 함께 신나게 눈썰매 체험을 즐겼다.
이후 체르마트의 리드베그(Riedweg)에 위치한 체르보(Cervo) 리조트 야외 펍에서는 현지인들과 소통하며 진정한 아프레 스키(après-ski: 스키 뒤풀이) 파티를 즐겼다. 눈 치우는 기계 옆에서 나오는 눈을 맞으며 아이처럼 즐거워했고, 현지 밴드의 공연 음악에 맞추어 흥얼거리기도 했다.
그러한 가운데 체르보 리조트 뒤로 그림같이 보이는 마테호른이 구름이 걷히면서 빼꼼이 모습을 드러내자, 자연의 신비에 경이로움과 감탄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설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로이커바트(Leukerbad) 야외 스파
다음 일정에 따라 체르마트를 나와 로이크(Leuk)에서 버스를 타고 로이커바드로 향하였다. 동터 오르는 길을 버스가 굽이굽이 오르내리며, 한 굽이 돌 때마다 스위스만이 가진 짜릿한 절경을 볼 수 있었다.
알프스 스파 마을로 유명한 로이커바드에 도착해서는 알펜테름(Alpentherme)에서 야외 스파를 했다. 저녁 해가 어스름 질 무렵 알펜테름에서 병풍같이 둘러쳐진 설산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고, 여행 온 한국인 신혼부부를 만나 그들의 시간에 잠시 동참하며 반가움과 행복을 나눴다.
저녁에는 로이커바트 유일의 5성급 호텔인 레 수르스 데잘프스 호텔 & 스파(Les Sources des Alpes Hotel & Spa)의 자랑인 와인셀러를 방문했다. 발레(Valais)주의 와인 라벨 대부분을 소장하고 있는 셀러에서 향기 좋은 와인을 홀짝이며 그는 사색에 잠겼다. 마흔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그 곳에 서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그려보았다고 한다.
쉴트호른(Schilthorn) 스노우보드 체험과 절벽 위에 위치한 산골마을 뮈렌(Mürren)
로이커바드에서 무려 7번을 갈아타며 뮈렌으로 향하는 기차를 탈 수 있다. 기차길에서부터 그는 감탄을 연발했다. 기차 창문을 내려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스위스 아가씨’ 대신 ‘아름다운 스위스 아저씨’ 요들을 부르며 즐겁게 뮈렌역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그는 알프스 동화 속 한 페이지와 같은 뮈렌의 첫 인상에 큰 감동을 받으며, 마을 반대편에 있는 알펜루 호텔(Hotel Alpenruh)까지 걸었다. 아찔한 절벽 위에 위치한 이 산장식 호텔은 머무는 내내 스위스 알프스가 선사할 수 있는 진정한 휴식을 그에게 안겼다.
그는 ‘007 여왕 폐하 대작전’의 로케이션 장소인 쉴트호른에서 스노으보드를 체험했다. 이곳은 제임스 본드가 스릴 넘치는 스키 추격전을 보여 주었던 곳이다. 고등학교 이후로 스노우보드는 처음이어서 좀 긴장 했었지만 전문 강사의 안내로 어렵지 않게 탈 수 있었다. 처음 아찔한 구간을 내려오니 조금은 적응한 듯 알프스 명봉들의 파노라마 장관을 즐겼다.
특히, 그는 호텔 바로 앞에 렌탈숍이 있고, 렌탈비용도 그리 비싸지 않다는 사실, 렌탈을 하고 나와 바로 케이블카를 타고 스키장에 내려 바로 보드를 탈 수 있는 이 편리한 접근성이 너무 놀라웠다고 감탄했다.
융프라우지역의 모든 산들이 펼쳐져 있는 스키장의 파노라마를 바라보던 그는 ‘그 동안 봄부터 가을까지만 스위스를 여행했는데 이번에 체험한 겨울은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의 계절로 기억될 것 같다’고 감회를 말했다.
빨간 기차를 타고 가는 루체른(Luzern)
쉴트호른에서 루체른으로 향하기 위해 골든패스라인 구간인 루체른-인터라켄 익스프레스(Luzern-Interlaken Express)에 탑승했다. 특히, 겨울에도 푸른 알프스 전초지대의 아름다움과 마을을 지날 때마다 발견하는 호수들의 풍광이 차장 너머로 펼쳐졌다.
그는 기차 내에 마련된 식당칸에서 멋진 풍경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며 즐거워했다. 하늘에 낀 구름조차 그에게는 낭만적으로 느껴진다며, 룽게른 호수(Lake Lungern) 전후의 구간에서 그 특유의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루체른에 도착했을 때 마침 부활절 전의 전야제 같은 음악축제가 루체른역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는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축제를 잠시 즐기며, 패션 리더답게 특별한 사람들의 의상을 유심히 관찰했다.
이들은 성스러운 부활절이 다가오기 전 악령을 물리치기 위해 일부러 서로 무서운 복장을 한 것. 노홍철은 루체른 구시가지 쇼핑 거리를 누비다가 그런 복장들을 파는 가게에서 재미있는 의상 쇼핑도 하였다. 구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무제크 성벽(Museggmauer)에서는 루체른의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했다.
스위스 체르마트에서 루체른까지 오면서 노홍철은 아름다운 풍경과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겼다. 그는 본인이 만끽한 스위스 여행의 즐거움을 한국의 많은 분들이 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말하였다. 이후 루체른에서 취리히까지 이어지는 노홍철의 철든 스위스 여행은 다음 편에서 계속된다.
[자료제공=스위스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