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中 화양요리는 무엇?
중국에서는 "다리 달린 것은 책상, 의자,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기를 제외하고 모두 먹는다" 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중국의 넓은 땅만큼이나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뜻이다. 중국 음식의 종류는 크게 지역별로 구분하는데, 그 중 '산동(山东), 장쑤(江苏), 쓰촨(四川), 광동(广东)'지역 요리를 '중국 4대 요리'로 꼽는다.
장쑤요리를 다른 말로 '화양요리(淮扬)'라고도 한다. 이는 장쑤요리의 발원지인 화이안(淮安)과 양저우(扬州)의 첫 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이 지역은 양쯔강과 경항대운하가 만나는 지점으로 민물 요리가 발달했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향신료가 적게 들어가 음식이 담백하고 깨끗하다.
화양요리를 설명하기 전에 양저우 지방의 독특한 조차(早茶, 자오차) 문화를 소개한다. 조차문화는 중국 남방지역(장쑤성, 광동성)에 아직 남아 있는 옛 흔적이다. 부유했던 이 지역의 사람들은 과거부터 아침에 차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했다. 마치 신선과도 같은 여유로운 생활을 즐겼다. 비록 현재는 과거의 영광을 잃었지만, 여전히 '조차문화'는 유지하고 있다. 조차는 '차(茶)'만 마시는 것은 아니고, 간단한 음식을 함께 곁들여 먹는다.
중국 말 중에 早上皮泡水, 晚上水泡皮(조상피포수, 만상수포피 : 아침엔 몸이 물을 둘러싸고, 저녁엔 물이 몸을 둘러 싼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물로 시작해서 물로 끝나는 장쑤성 사람들의 삶을 나타낸 말이다.
- 해황탕포(蟹黄汤包)
육즙이 가득한 만두를 '탕포'라고 하는데 그 중 해황탕포는 게살과 육즙이 가득한 만두다. 해황탕포는 만두 피 속 육즙은 85%정도 가득 차 있어 '만두를 마신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육즙이 너무 많다 보니 만두에 빨대를 꽂아 국물을 마시기도 한다. 보통은 만두 피에 구멍을 살짝 내 한 김 식힌 뒤 국물을 먼저 마시고, 간장을 살짝 찍어 만두를 먹는다.
양저우 노청구에 위치한 부춘차사(富春茶社)에 가면 해황탕포를 맛볼 수 있다.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이곳의 해황탕포가 유명한 이유는 만두피가 마치 종이처럼 얇기 때문이다. 만두를 빛에 비춰보면 만두 속 육즙이 흔들리는 것이 보일 정도다. 젓가락으로 만두를 조심히 들어 올리면 만두 속 육즙이 밑으로 쳐져 그 모양이 마치 물방울 같다. 게살의 풍미가 가장 깊고 진한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해황탕포가 가장 맛있다.
- 양주간사(扬州干丝)
양주간사는 두부를 실처럼 얇게 썰어 닭육수와 함께 끓인 탕이다. 내용물은 계절마다 새우, 닭, 햄 등으로 바뀐다. 두부를 아주 얇게 채 친 후, 각종 양념을 넣어 조리한 음식, 겉보기엔 간단해 보이지만 입맛을 돋게 하여 애피타이저로 자주 먹는다.
특히 양주간사는 화양요리의 특징인 섬세한 칼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요리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두부의 굵기가 성냥개비보다 굵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양주간사는 탕간사(烫干丝) 또는 대자간사(大煮干丝)로도 불린다.
- 해분사자두(蟹粉狮子头)
돼지고기를 잘게 다져 게살을 더해 주먹 크기로 빚은 완자로 만든 요리다. 완자를 맑은 국물에 넣어 탕으로 끓먹거나, 소스에 조려서 먹는다. 해분사자두는 돼지고기의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좋다. 여기에 게살의 풍부한 맛이 더해져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사자두'라는 이름은 완자 모양이 마치 숫사자 머리같이 울퉁불퉁해 붙여졌다.
- 천층유고(千层油糕)
천층유고는 한 덩어리가 아닌 크레이프 케이크처럼 겹겹이 쌓아 만든 중국식 떡이다. 사이사이에 설탕을 발라 달콤하면서 폭식 폭신한 식감이다. 떡과 팬케이크의 중간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