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이 오면 쉽니다~', 세계의 이색적인 공휴일
특정 나라에서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날이지만, 다른 나라에서 보면 평범한 날일 수도 있는 공휴일이 있다.
우리나라의 법정공휴일인 '삼일절'은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여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린 날이고, '광복절'은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고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날이다. 우리에게 의미 있는 '삼일절'과 '광복절'은 다른 나라에는 없는 공휴일이다.
이렇게 나라별, 문화별로 각각 특색있는 세계의 이색 공휴일이 있다. 여왕의 생일이 공휴일인 나라부터 첫눈이 내리는 날은 쉬는 나라까지... 어떤 이유로 공휴일로 지정됐는지 살펴보자.
5월 24일, 6월 첫번째 월요일, 6월의 두번째 월요일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여왕의 날'
영연방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 원수인 여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공휴일로 지정해 지키고 있다. 하지만 국가마다 날짜는 조금씩 다르다. 뉴질랜드에서는 매년 6월 첫 월요일을 '퀸즈 버스데이(Queen's Birthday)'라 부르며, 엘리자베스 2세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빅토리아 여왕의 생일인 5월 24일을 '빅토리아 데이'라고 부르며, 호주는 6월의 두번째 월요일을 '퀸즈 버스데이'로 지정했다. 그런데 정작 영국에서는 '퀸즈 버스데이'를 평일이 아닌 6월의 토요일 중 하나로 치르기 때문에 공휴일은 아니다.
8월 둘째주 일요일
투르크메니스탄 '멜론의 날'
투르크메니스탄에는 다양한 품종의 머스크멜론이 재배되고 있는데, 이 멜론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전임 대통령 사파무라트 니야조프에 의해 매년 8월 둘째주 일요일을 '멜론의 날'이라 부르며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수도인 아슈하바트를 중심으로 멜론 등의 과일을 곳곳에 전시하고 다양한 축제를 벌인다.
10월 둘째주 월요일
일본 '체육의 날'
1964년 도쿄 하계 올림픽을 기념하여 제정된 공휴일로, 올림픽 개막 날짜인 10월 10일로 정해졌다가, 2000년부터 해피 먼데이 제도를 적용하면서 10월 둘째주 월요일로 바뀌었다. 체육을 통해 건강한 심신을 다지자는 의미의 이 날에는 일본 전역의 체육 시설이 개방되고 각종 체육 관련 행사가 열린다.
11월 첫째주 화요일
호주 '멜번컵 데이'
호주의 멜번컵은 1861년에 처음 열린 세계 최고의 경마축제 중 하나로 매년 11월 첫째주 화요일에 경주를 개최한다. 멜번이 속한 빅토리아주 정부는 이날을 '멜번컵 데이'로 부르며 멜번컵이 열리는 인근 지역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이날에는 경주뿐 아니라 카니발, 패션쇼 등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11월 2일
멕시코 '망자의 날'
멕시코에서는 죽은 이들이 잠시나마 현생으로 돌아온다고 믿고 매년 11월 2일 '망자의 날(the Day of Dead)'을 지정해 기념한다. 죽은 이들의 영혼을 기리는 우리나라의 엄숙한 분위기와 달리 멕시코인들은 해골 모양의 마스크, 유령 분장을 하고 거리로 나와 축제를 펼친다. '망자의 날'은 지난 2008년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첫눈 내리는 날
부탄
부탄은 국토의 70%가 험준한 산악지대이며 국민 대다수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가난한 국가이지만 국민의 행복 지수는 세계 1위다. 이런 부탄에 매년 첫눈 오는 날은 공휴일로 지정된다. 그 이유는 눈이 오면 물을 많이 저장할 수 있고 수확물도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풍요를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공휴일이 되기 위한 조건에는 눈이 많이 내려야 하며, 방송에서 첫눈 공휴일을 발표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