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읽을만한 책] 게놈 익스프레스
조진호 저 | 위즈덤하우스
2012년 '어메이징 그래비티'가 세상에 나왔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책이 외국 교양만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는 한국인 조진호였다. 이 책은 한국일보가 주관하는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하였고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가 선정하는 ‘올해의 과학책’이었다. 당연히 과학자들은 조진호가 물리학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다양한 생물 강의를 개설한 생물 교사였다. 그 사실이 알려진 후 과학자들은 곧 엄청난 생물학 교양만화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게놈 익스프레스'는 단순히 유전자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슈뢰딩거에 이르는 학자들이 생명의 정체와 생명 정보의 흐름에 대해 어떤 질문을 했고 물리학자와 생물학자들이 그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을 찾았는지를 보여준다. 다윈과 멘델 이후 과학자들이 유전자를 이해하고 생명의 비밀을 밝혔다고 생각하는 순간 유전자는 그들의 손아귀를 모래처럼 빠져나가는 일이 반복되었다. 유전자는 자그마치 100년 동안 과학자들과 숨박꼭질을 했다.
조진호는 과학은 정보가 아니라 질문이며, 효율이 아니라 태도임을 역사를 통해 알려준다. 이 책은 유전자에 대한 해설서이면서 과학의 역사와 철학에 통찰을 제공한다. 교사와 과학자들이 반드시 ‘끝까지’ 읽어야 할 책이다. 만약에 청소년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들은 선배 과학자들보다 적어도 30년 젊은 나이에 핵심적인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게놈 익스프레스'는 일대 사건이다. 대한민국의 과학책 가운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나온다면 단언컨대 이 책이 가장 먼저다.| 추천자: 이정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