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읽을만한 책] 분홍 문의 기적
강정연 글/김정은 그림 | 비룡소
통계청에 의하면 이혼, 별거, 사별 등을 이유로 부모 중 한 사람과 자녀로 구성된 가정을 의미하는 한부모 가정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전체 가구에서 한부모 가정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5년 8.6%에서 2011년 9.3%로 증가했고 한부모 가정의 형성 원인은 사별 29.7%, 이혼 32.8%, 미혼모∙부 11.6%이라고 한다(통계청, 2013). 우리 주변의 열 집 중 한 집이 한부모 가정이고 그 한부모 가정의 30% 정도는 엄마나 아빠가 일찍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었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한부모 가정이 된 경우 하루아침에 가족의 기능이 해체되거나 변화하고 대인 관계의 축소, 자녀 양육의 문제, 경제적 어려움 등을 겪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견디기 힘든 것이 심리적 소외감과 상실감이 아닐까 한다.
초등학교 5학년생인 박향기는 갑작스러운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학교에서 말썽만 부리는 아이가 되었고 향기의 아빠 역시 커다란 상실감 때문에 아들을 돌보는 일은 물론 바깥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술도 많이 마신다. 이러한 아빠와 아들에게 엄마가 손바닥만한 요정의 모습으로 선물처럼 돌아온다. 주어진 72시간 동안 각각 세 번의 저녁, 아침, 점심을 같이 먹게 되고 식당과 시장, 공원 등 셋이 함께 하던 일상의 경험을 하면서 차츰 상실감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키운다. 다시 가족에게 돌아온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먹는 것과 시시한 시장 구경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돌아다니는 이러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느끼게 한다. 가족의 곁으로 돌아왔다가 해가 지는 모습과 함께 사라져 버린 엄마는 남겨진 아들과 남편에게 엄마가 없다고 ‘안 행복한 우리집’이 아니라, 비록 엄마는 없지만 언제나 가족과 함께 있다는 믿음으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낸다면 ‘그래도 행복한 우리집’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마법처럼 돌아온 엄마가 다시 사라질 때 견뎌낼 수 있었던 이유는 남겨진 가족이 서로 사랑하며 살아갈 용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식탁에 둘러 앉아 함께 밥을 먹고, 거실에 둘러 앉아 함께 TV를 보고, 시끌벅적 대청소를 함께 하고, 집 앞의 공원을 산책하는 일, 함께 손잡고 시장이나 마트에서 장을 보는 일은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일이다. 가족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매순간 최선을 다해 사랑하자. 마치 내일 떠나갈 사람처럼.
| 추천자: 김영찬(서울 광성중학교 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