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6월 27일, 메이저리그 소식 '추신수와 함께 질주하는 텍사스'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고 했던가. 지난 2015 시즌을 최악의 성적으로 시작했던 추신수(텍사스)가 잔인한 6월을 보내고 있는 후배 박병호(미네소타)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영미 기자의 '추신수 MLB 일기'에 따르면 추신수는 타율이 0.096까지 떨어져 규정 타석을 채운 메이저리그 타자 중 꼴찌인 것은 물론이고 4월 역대 텍사스 레인저스 타자 중 최저 타율이라는 불명에까지 떠안았던 지난해 4월을 떠올리면서 "극심한 부진으로 보이지 않는 비난과 손가락질 속에서 야구장 가는 게 두렵고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힘겨운 날들을 보내던 추신수가 마음을 부여잡은 것은 올스타 휴식기를 통해 아내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였다. 자신은 추신수이고,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기록과 평가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문뜩 깨달은 것이다. 그러면서 "힘든 일을 겪는 사람으로선 지금 이 순간이 최악이란 생각 밖에 안 들지만 지나고 나면 그 또한 추억이 될 거란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되새길 수 있었다"고 했다.
추신수는 지금 최악의 시련에 시달리고 있는 박병호가 "지금의 부진이, 힘듦이, 어려움이, 시간이 지나면 '아, 그때 그랬었지'라고 회상할 날이 분명 찾아올 것"이라며 위로했다. 그리고는 팬들에게도 자신이 작년에 그랬듯이 선수를 평가하고 비난하는 건 시즌 끝나고 해도 늦지 않다는 당부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추신수는 박병호에게 힘들고 자신감이 떨어질 때마다 이 말을 기억해 달라고 했다.
"병호야, 형은 타율이 0.096까지 떨어졌었어. 괜찮아. 넌 분명 멋지게 일어설 테니까. 넌 박병호잖아."
보스턴과 홈에서 맞붙은 텍사스 추신수는 4타수 3안타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전날까지 2할 3푼 7리였던 추신수의 타율도 2할 7푼까지 올라갔다. 추신수의 활약에 힘입은 텍사스는 보스턴을 6:2로 누르고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질주했고 캔자스시티에게 패한 2위 휴스턴과의 승차를 10경기 차로 벌여놓았다.
이대호의 시애틀과 오승환의 세인트루이스가 만난 경기에서는 세인트루이스가 11:6으로 승리했다. 이대호가 2루타를 포함해서 5타수 2안타로 활약했지만 시애틀은 세인트루이스의 홈런 6방에 무너지고 말았다. 8회까지 세인트루이스가 9:6으로 앞섰기에 새로운 마무리 오승환의 등장을 기대했으나 9회초 홈런 2방으로 두 점을 더 추가하면서 오승환이 나설 필요가 없게 되었다.
LA 다저스의 에이스 커쇼와 만난 피츠버그 강정호는 노렸던 변화구가 들어오자 1회부터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으나 폴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이후에도 변화구에 타이밍을 맞추며 때를 기다렸지만 원하는 공은 들어오지 않았고, 삼진 하나와 세 번의 범타로 물러나야 했다. 피츠버그는 2회말에 뽑은 4점을 잘 지켜 4:3으로 승리했다.
한편, 리그 전체 최저 타율로 쳐진 박병호는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 경기 선발 명단에 제외되었다. 탬파베이와 홈에서 경기를 치른 볼티모어 김현수에게도 휴식이 주어졌다. 미네소타와 볼티모어는 각각 뉴욕 양키스와 탬파베이를 7:1과 12:5로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