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6월 26일, 메이저리그 소식 '시애틀의 복덩이 이대호'
1회부터 이대호에게 타점 기회가 주어졌다. 2사 만루. 세인트루이스의 선발 투수 마이크 리크는 1번 타자 레오니스 마틴과 2번 타자 세스 스미스를 각각 1루수 땅볼과 유격수 땅볼로 잡고도 3번 타자 로빈슨 카노와 4번 타자 넬슨 크루즈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후 5번 타자 카일 시거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를 지켜봤던 이대호는 원볼 원스트라이크에서 세 번째 공을 노려쳤다. 92마일짜리 싱커였다. 이대호의 타구는 1-2루 사이를 갈랐고 우익수 앞으로 굴러갔다. 3루 주자 카노에 이어 2루 주자 크루즈까지 홈으로 불러들이는 2타점짜리 적시타이자 이대호의 시즌 6번째 결승타였다. 마틴, 시거와 함께 5개의 결승타를 기록하고 있던 이대호는 이들을 제치고 팀 내 적시타 1위로 올라섰다.
계속된 득점 기회에서 애덤 린드마저 중전 적시타로 1타점을 추가했다. 1루수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이대호와 애덤 린드의 시너지 효과가 어제에 이어 오늘도 계속되고 있었다. 시애틀은 전날 역전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세인트루이스를 몰아세워 2회에도 2점을 추가했고, 초반부터 5:0으로 앞서나갔다. 5회초 알레디미스 디아즈에게 3점포를 맞고 1점 차까지 쫓기기도 했으나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대호는 "1회였기 때문에 결승타는 의미 없는 것 같다. 투수들이 잘 던져줬고 뒤에 타자들이 잘 쳐줘서 결승타라는 게 따라온 것 같다. 투수들이 잘 막아줬다. 요즘 많이 던져서 힘들 텐데 잘 막아줘서 고맙고 계속 이겼으면 좋겠다"는 말로 승리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전날 무실점으로 시즌 14홀드를 기록한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은 끝내 마운드에 오르지 못 했다. 전날 경기에서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2점을 지키지 못하고 블론 세이브를 기록함에 따라 마무리로 보직이 바뀔 것으로 기대됐던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가 역전하지 못함에 따라 등판 기회를 얻지 못 했다.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는 아직 미정인 셈이다.
탬파베이를 홈으로 불러들인 볼티모어의 김현수는 7회 선두 타자로 나와 우익수 방향 2루타를 기록했고 페드로 알바레즈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기록했다. 김현수는 4회와 8회에도 볼넷을 골라 멀티 출루까지 완성시켰다. 탬파베이와의 더블헤더 1차전을 5:0으로 승리한 볼티모어는 김현수를 선발에서 제외한 2차전에서도 8:6으로 승리했다.
보스턴과 홈경기를 치른 텍사스 추신수도 안타를 기록했다. 5회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던 추신수는 도루로 2루를 훔친 후 아드리안 벨트레의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6회에는 1사에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전 안타를 출루한 후 또다시 2루를 노렸으나 도루에 실패하고 말았다. 텍사스는 보스턴에게 10:3으로 승리했다.
뉴욕 양키스와 원정경기를 가진 미네소타 박병호는 오늘도 안타를 뽑아내지 못 했다. 벌써 4경기째 침묵이다. 2회 첫 타석에서만 우익수 방향으로 타구가 날아갔을 뿐, 5회와 8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타율을 더 떨어져 1할 9푼 4리로 주저앉았고 6월 한 달의 타율은 1할 4푼 5리에 불과할 정도로 최악의 날들을 보내고 있다. 미네소타는 2회 브라이언 도저의 솔로포로 얻은 점수를 지키지 못하고 1:2로 패했다.
한편,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피츠버그는 강정호 없이도 LA 다저스에게 6:1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