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6월 15일, 메이저리그 소식 '5연패를 끊은 강정호의 9호 홈런'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6회초 피츠버그의 공격. 선두 타자 앤드류 맥커친과 다음 타자 그레고리 폴랑코가 각각 유격수 땅볼과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4번 타자 스탈링 마르테가 좌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강정호가 타석에 들어서게 됐다. 뉴욕 메츠 마운드에는 평균 구속 150km를 자랑하는 강속구 투수 제이콥 디그롬이 버티고 있었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던 강정호는 디그롬의 두 번째 공에도 참지 않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94마일, 약 151km짜리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강정호의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갔고 그대로 관중석에 꽂혔다. 지난 5일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 이후 8경기 만에 터진 시즌 9호 홈런이었다.
강정호는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데 이어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디그롬의 90마일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시켰었다.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한 강정호의 타율은 2할 8푼 3리에서 2할 9푼 4리(102타수 30안타)로 올라갔고, 강정호와 마르테의 투런홈런에 힘입은 피츠버그는 4:0으로 승리하면서 5연패에서 벗어났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에게는 운수 사나운 날이었다. 선발 투수 하이메 가르시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7회초 원아웃부터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1루수 실책으로 9경기 무실점 행진이 중단됐다. 1사 1루에서 첫 타자 카를로스 고메스를 맞아 92마일짜리 직구로 1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1루수 맷 아담스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모든 주자를 살려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음 타자 곤잘레스를 1루 땅볼로 잡아냈으나 9번 타자 덕 피스터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면서 2실점으로 이어졌다. 피스터가 투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3루 주자 콜비 라스무스가 승계 주자이고, 2루 주자 고메스는 실책으로 출루한 주자였기에 오승환의 자책점은 없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세인트루이스는 2:5로 패했다.
텍사스의 출루 머신 추신수는 오클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두 개의 볼넷을 얻어내 지난해 9월 24일 오클랜드전부터 계속된 20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1회 첫 타석부터 볼넷을 고른 추신수는 선취득점에 성공했고, 3회에도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까지 기록했다. 텍사스는 10:6으로 승리했다.
한편, 볼티모어의 김현수와 시애틀의 이대호, 미네소타의 박병호는 선발에서 제외된 후 대타로도 나서지 못 했다.
탬파베이와 원정경기를 치른 시애틀은 7:8로 뒤지던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애덤 린드 대신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설 것으로 보였다. 이대호의 홈런이면 역전도 가능하고 최소한 동점으로 갈 수 있는 확률도 높아 보인 이유에서다. 하지만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던 린드를 우직이 밀고 나갔고 린드의 병살로 경기는 마무리되었다.
심각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는 박병호도 LA 에인절스에게 4:5로 뒤지고 있던 9회초 2사에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 했다. 미네소타의 연승 행진은 두 경기만에 멈춰야 했다. 김현수가 빠진 볼티모어는 보스턴에게 3:2로 승리했고 김현수의 경쟁자 조이 리카르드와 놀란 레이몰드는 각각 4타수 1안타와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