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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초 강정호를 상대하는 시카고 컵스 네 번째 투수 헥터 론돈은 시종일관 슬라이더만 고집했다. 빠른 공에 강한 강정호를 의식한 볼 배합이었다. 무려 6개의 공이 모두 슬라이더였고 승부는 풀 카운트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론돈의 일곱 번째 공이 강정호에게 날아왔다. 시속 155km 짜리 몸 쪽 직구였다. 강정호의 방망이가 돌아갔고 타구는 좌측 담장을 향해 날아갔다.

그보다 앞서 7회초 강정호는 2사 2루에서 시카고 컵스 선발 투수 존 레스터의 시속 148km짜리 직구를 밀어 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트렸었다. 0:0의 균형을 깨트리는 적시타였으며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타였다. 강정호의 2타점 활약에 힘입어 피츠버그는 시카고 컵스를 2:0으로 물리치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지난 5월 7일 부상에서 복귀한 후 강정호는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8경기에서 24타수 7안타로 타율 2할 9푼 2리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일곱 개의 안타 중에서 4개가 홈런이고 2개가 2루타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의 복귀를 왜 그토록 기다려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피츠버그 해적선의 선장이었던 맥커친이 주춤하면서 강정호가 새로운 선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피츠버그의 클린트 허들 감독도 강정호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허들 감독은 "강정호는 특별한 선수다"라면서 "모두가 강정호의 활약을 보고도 믿을 수 없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는 충분히 능력이 있고 꾸준하게 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정호는 복귀 후 계속해서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가 돌아오고 나서 팀도 역시 한 단계 발전하고 있다"는 말로 강정호를 찬양했다.


클리블랜드와의 원정 경기에 나선 미네소타 박병호는 데뷔 후 처음으로 4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2회 첫 타석부터 3루 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던 박병호는 9회에도 중견수와 2루수, 그리고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두 번 모두 후속 적시타 때 홈을 밟았고, 미네소타는 5:2로 승리했다.

LA 에인절스와 홈경기를 가진 시애틀의 이대호는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 했다.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던 이대호는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측 방향으로 큰 타구를 날렸으나 더 뻗어나가지 못하고 우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2안타의 빈타에 시달린 시애틀은 LA 에인절스에게 0:3으로 패했다.

한편, 전날 1.1이닝을 소화했던 오승환은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 나서지 않았고, 세인트루이스는 5:2로 승리했다. 디트로이트와 홈경기를 치른 볼티모어의 김현수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8회초 디트로이트의 2번 타자 J.D. 마르티네스와 3번 타자 미겔 카브레라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은 볼티모어는 5:6으로 역전패했다.

5월 16일 선수들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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